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증세가 온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증세가 온다

세종=박준식 기자
2020.06.09 17:28

[MT리포트] 文정부 증세 시즌 3 ① '보편적 증세' 유력

[편집자주] 파티가 끝나면 청구서가 날아든다. 4인 가구에 100만원씩 나눠준 긴급재난지원금을 국민 99.5%가 한 달 만에 받아가자 올해 나랏빚이 112조원 늘어날 것(관리재정수지 기준)이라는 예측이 뒤따랐다. 여론은 1회성 지원금을 넘어 매달 지급하는 기본소득으로 옮겨갔다. 대권 잠룡들이 동조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증세 밖에는 답이 없다는 결론을 내놓고 있다. 확장적 재정정책이라는 명분으로 정부가 지출을 급격히 늘리고 있지만 누군가는 구멍난 나라 곳간을 메워줘야 균형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증세를 수면으로 띄워 올린 것은 국책연구기관들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올해 경제 전망을 발표하며 “중장기적으로 증세가 필요하며, 당장은 어렵겠지만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김유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도 “현재와 같은 재난 시기에는 증세를 미루지 말고 적절한 규모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재난소득과 관련, ”재원 확보 방안과 지속 가능한 실천 방안은 무엇인지 등의 논의와 점검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히는 등 정치권에서도 복지 재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심리 악화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 정부가 당장 다음달 발표하는 세법 개정안에는 액상담배 소비자나 동학개미운동 수익자들에 대한 과세율 상향 카드 정도만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정 악화 속도와 2022년 대선 일정을 감안하면 올해 하반기~내년 상반기 중에는 대규모 증세에 대한 결론을 내야 한다.

올해 통합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9년 이후 최대치인 76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고 관리재정수지도 역대 최악인 112조2000억원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여기에 복지 규모는 갈수록 확대될 예정이어서 증세 규모도 이전과는 차원이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지출의 항구성을 감안하면 차기 증세는 보편적 증세 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문재인 정부가 2017년에 실시한 ‘부자증세’나 2018년 ‘부동산 증세’ 수준으로는 악화한 재정을 되돌릴 수 없다는 의미다. 법인세 최고세율이 22%에서 25%로 올랐지만 올해 관련 세수는 예측치 64조3000억원에서 5조8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보편적 증세 방안으로는 41%에 달하는 근로자 면세 대상을 미국 수준(30.7%)으로 줄이거나 부가가치세 세율을 올리는 방안이 거론된다.

특히 부가세의 경우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해 발간한 ‘OECD 주요국의 소비세제 논의 현황’에 따르면 2008~2018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3개국이 세율을 인상했다. 한국은 1977년 도입 이래 세율 10%를 유지하고 있다. OECD 평균 부가세율은 19.3%로 한국의 2배 수준이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는 ”증세가 전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세율공제 폐지 등을 근간으로 기본소득 등 복지지출을 주장하는 것은 억지“라며 ”사회 취약계층에 현실적인 지원이 되는 재정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이 그동안 시행한 누진세율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세금을 내야 하는 개세주의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