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법인세가 빠지면서 세수 추계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온다. 하지만 늘 그렇듯 문이 하나 닫히면 다른 하나가 열린다. 주목할 부분은 주식시장의 뜨거움이다.
과세당국에 문의해보니 5월까지 걷힌 증권거래세가 4조5000억원을 넘었다고 한다. 공식적인 통계가 나와봐야 하겠지만 이미 지난해 전체 세수를 넘어섰다.
재작년에 증시가 좀 뜨거웠을 때 걷힌 증권거래세는 6조원이었다. 올해는 상반기에 이와 비슷하게 걷혀 하반기까지 10조원 가량이 예상된다. 동학개미 덕분이다.
변동성이 상반기처럼 지속될지 예단할 수는 없지만 잘하면 법인세 구멍을 메울 수도 있다. 법인세가 5조원 넘게 빠질 거라고 보이는데 그를 채울 재원이다.
주식시장에서 개미들은 번번이 당해왔다. 외환위기 때, 벤처 버블 때, 금융위기 때 크게 이익을 낸 건 기관이나 외국인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코로나19 공포로 지수가 1400대까지 빠졌을 때 개미들의 도전은 무모해 보였다. 하지만 한국이 이 전염병을 극복해내면서 전 세계의 시각이 달라졌다.
이제 떠났던 외국인들마저 돌아오고 있다. 한국만큼 안전하고 살만한 나라가 없다는 것이다. 외인은 채권시장에서 먼저 20조원 순매수 행진으로 돌아왔다.
외국인들은 5월에도 4조원 어치 주식을 팔아 넉 달 연속 순매도를 했지만 오래가지 않을 거 같다. 증시를 떠받치는 동학개미들의 힘이 이제 만만찮아서다.
한국 국채가 안전자산으로 대우받는 건 한국이 안전한 나라라는 반증이다. 안전한 나라 기업을 언제까지 불안하게 바라볼 수는 없다.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
고군분투하는 기업들을 응원해야 할 시점인데 리스크는 외국인이 아니라 우리 내부에 있다. 걸핏하면 총수 소환하고 구속하겠다고 으름장 놓는 사정기관이다.
정부가 확장적 재정을 펼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이미 상반기에 각종 지원금을 나눠주고 단기 일자리를 만들면서 곳간은 텅텅 비었다. 더 나눠줄 재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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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국형 뉴딜이라고 내놓은 계획도 조족지혈 수준이다. 적어도 100조원은 돼야 뉴딜이라 할만한데, 고작 5조원 남짓으로 20여개 사업을 한다니 그렇다.
그마저도 디지털, 디지털 강조하더니, 대통령이 그린이 대세라고 하니까 환경부 국토부가 기존에 하던 소꿉장난에 돈 더 퍼준 수준이 됐다. 생색만 냈다.
경제가 다시 돌아가려면 민간 투자가 일어나야 하는데 툭하면 잡아 가둔다고 위협을 하니, 하려던 투자마저도 거두는 것이 현실이다. 유턴 촉진은 허상이다.
진짜 리쇼어링을 하겠다면 TV공장을 인도네시아로 옮기겠다는 LG전자부터 붙잡고 설득해야 한다. 구미시만으로는 힘에 부치는 일이고 중앙정부가 나서야 한다.
하지만 기업들은 정부를 믿지 않는다. 지난해 대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현대모비스가 중국 생산시설을 국내로 옮겼지만 약속한 지원은 받지도 못했다.
대통령과 부총리가 기념식에 갔던 사례인데 산업부는 상시고용 조건을 이유로 지원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경영에까지 일일이 간섭할 거면 대체 왜 오라는 건가.
세계은행(WB)이 한국을 긴급의료 지정국가로 선정했다. 한국 의료가 훌륭하니 아프면 한국 가서 치료하라는 거다. 이건 그냥 뿌듯해 하고 말 일이 아니다.
영종도 주변에 의료단지 특구 만들어 외국인에 국한해 영리병원 열어주면 상당한 수요가 창출될 수 있다. 손님이 찾기 시작하면 마이스(MICE)도 덧댈 수 있다.
이걸 정부가 도맡아 할 필요도 없다. 규제 풀어서 민간 기업에 기회를 주면 저절로 경쟁이 벌어져 예측치 못한 산업이 일어날 수 있다. 그 정도가 뉴딜이다.
원격의료는 의사들 눈치 보느라, 수도권 규제는 지방 거주자 표 떨어질까봐 못 푼다면 혁신은 요원하다. 공무원들은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된다는 투성이다.
코로나19를 투자 기회로 본 동학개미들에게 희망이 있다. 결국 회복해내고 말 것이라고 예측한 낙관이다. 안된다고 생각하면 될 것도 결국 망하고 만다.
정부가 내달 세법개정안에 금융소득종합과세를 넘어서는 과세안을 만든단다. 수익이 2000만원 안 되도 과세하겠다는 거다. 부디 시장에 찬물 끼얹지 않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