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당근마켓, 앞으로도 집 주소 안 적어도 된다

[단독] 당근마켓, 앞으로도 집 주소 안 적어도 된다

세종=유선일 기자
2021.04.07 17:11
당근마켓 로고/사진=당근마켓 홈페이지
당근마켓 로고/사진=당근마켓 홈페이지

당근마켓 등 개인간 직거래 플랫폼의 이용자들이 앞으로도 자신의 ‘주소’를 제공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소관 상임위원장이 이런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내놓은 가운데 주무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도 그 취지에 공감해 이를 개정안에 반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7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입법예고 중인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에 포함된 ‘C2C(개인간 거래) 플랫폼의 의무’ 부분에서 일부 내용을 보완하기로 하고 대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공정위가 입법예고한 개정안에는 당근마켓과 같은 C2C 플랫폼에 △개인 판매자의 성명·전화번호·주소 수집 △개인 판매자와 구매자 간 분쟁 발생 시 구매자에게 판매자 성명·전화번호·주소 제공을 의무화하는 규정이 담겼다. 기존에 있던 주소 등 개인정보 수집 의무의 예외조항을 없애는 취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을 요구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개인의 집 주소가 노출되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당초 공정위는 이런 지적이 과도하다고 반응했다. 기존에 이미 존재하던 규정을 명확히 한 수준이며, 오히려 규제를 일부 완화한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행 전자상거래법에도 ‘성명·전화번호·주소 수집 및 열람 방법 제공’ 의무가 규정됐다. 그러나 일부 C2C 플랫폼이 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일례로 현재 당근마켓은 주소 없이 전화번호 등록 만으로 회원 가입이 가능하다. 전자상거래법상 인접거래 등에 대한 예외 규정이 적용될 수 있는 대목인데, 공정위의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공정위는 개인정보 관리에 민감한 최근 추세를 반영해 개정안에서 C2C 플랫폼 관련 조항을 수정하기로 가닥을 잡고 세부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 가운데 ‘주소 수집·제공 의무’를 제외하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장인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주소 수집·제공 의무’를 제외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정이 사실상 해당 부분에 공감대를 형성한 셈이다. 윤 위원장의 개정안은 C2C 플랫폼 업체에 ‘성명·전화번호 수집’과 ‘분쟁 발생 시 해결에 협조’ 의무만 부여해 국회 논의 과정에서 C2C 플랫폼의 의무가 크게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공정위는 C2C 플랫폼이 판매자 신원정보를 구매자에게 '직접 제공'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반영해 보완책을 마련 중이다. 성명·전화번호 등이 외부에 노출되거나 악용되지 않도록 제3의 기구 등을 통해 전달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공정위는 C2C 플랫폼의 부담을 줄이느라 ‘소비자 보호’에 흠결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보고 관련 대안도 고민하고 있다. 예컨대 C2C 플랫폼은 오픈마켓 등 다른 형태의 전자상거래 업체와 비교해 소비자 청약철회·환불 책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데, 이런 사실을 C2C 플랫폼이 명확히 고지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오는 14일까지 입법예고를 마친 후 수정된 개정안을 마련해 공정위 심의, 규제개혁위원회 및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 절차를 거쳐 하반기 국회에 발의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업계와 소비자단체, 전문가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최종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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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일 기자

산업1부에서 자동차, 항공, 물류 등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일본어, 대학원에서 국가정책학을 공부했습니다. 2022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표창을 받았습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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