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마사회에서 복수의 간부들이 김우남 마사회장을 상대로 몰래 녹취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 김 회장의 폭언을 녹취해 폭로한 처장급 간부 이외에 다른 간부 한 명도 김 회장의 대화 내용을 녹취한 사실이 파악됐다. 마사회 내부에 김 회장을 감시 또는 음해하려는 조직적 공모가 있었음이 의심되는 정황이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관련 기관에 따르면 최근 마사회는 김 회장이 지난 3월 취임한 이후 내부에서 한 대화를 몰래 녹취한 한 간부의 음성파일을 확보했다.
음성파일은 만년필 타입의 녹음기에 저장돼 있었으며 한 직원이 내부회의가 끝나고 나서 책상 위에 떨어져 있던 만년필을 습득한 뒤 주인을 찾기 위해 살펴보는 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녹음기는 원래 주인인 간부에게 돌려준 상태다.
만년필 녹음기에 저장된 음성파일에는 김 회장이 업무 결재 과정에서 간부 또는 일반 직원들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조만간 부회장이 퇴임하게 되면 A씨가 후임으로 올게 유력하고, 그렇게 되면 우리쪽 사람들이 모두 쫓겨나게 될 것"이라는 얘기 등 간부 또는 직원들끼리 김 회장 취임 이후 단행될 인사에 대해 걱정하는 내용도 있었다.
마사회는 그동안 박근혜정부 당시 임명된 현명관 전 회장과 문재인정부 때 취임한 김낙순 전 회장 체제를 거치면서 사내 세력간 알력 다툼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김 회장 취임을 전후해 신·구 세력간 힘대결이 벌어지면서 김 회장이 표적이 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김 회장 취임 이후 조직쇄신 차원의 인사가 시도되는 과정에서 조직 일부에서 저항이 일었고, 이로 인해 인사폭이 당초보다 크게 축소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마사회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COVID-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른 경마 중단으로 인한 재정손실이 크고, 이는 회사존립의 위기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직원간 편가르기 등 내부 주도권을 놓고 벌어지는 이같은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경마산업과 마사회의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