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업 합치는데 EU가 칼자루..." 40년된 M&A 규제 바꾼다

"韓 기업 합치는데 EU가 칼자루..." 40년된 M&A 규제 바꾼다

세종=김훈남 기자, 유재희 기자
2022.02.22 13:52

[MT리포트] 아시아나, 날개 다나④

[편집자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5부능선을 넘어섰다.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조건부 승인' 결정이 나오면서다. 이로써 M&A(인수·합병) 심사를 받아야 할 나라들 가운데 약 절반에서 승인이 내려졌다. 미국, EU(유럽연합) 등 나머지 경쟁당국들의 판단에 한국 항공산업의 미래가 달려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981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시행 이후 40년 넘게 큰 틀에서 유지해 오던 기업결합 심사 제도를 개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최근 현대중공업(511,000원 ▼12,000 -2.29%)-대우조선해양(125,700원 ▲1,000 +0.8%), 대한항공(24,950원 ▼450 -1.77%)-아시아나항공(7,060원 ▼30 -0.42%) 등 글로벌 기업의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해외 경쟁당국과의 제도 차이로 인해 심사 기간이 길어지고 기업부담을 키웠다는 지적이 잇따른 데 따른 조치다. 한국 기업 간 M&A(인수합병)의 칼자루를 우리 공정위가 아닌 해외 경쟁당국이 쥐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를 경쟁제한성(독과점 여부) 판단과 시정조치안 마련 등 2단계로 구분하고, 당사자 기업들의 의견을 더 많이 반영하는 유럽 방식으로의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심사결과'를 발표하며 기업결합 제도 개편 방침을 밝혔다. 조 위원장은 "최근 다수의 글로벌 M&A 건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외국과 우리나라 간 심사 법제 차이에서 비롯된 애로사항을 개선하고 기업결합 심사 제도의 국제적 정합성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올해 상반기 중 연구용역을 통해 미국, 유럽 등 외국 경쟁당국과의 M&A 심사법제에 대한 비교검토를 한 뒤 필요에 따라 법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정위의 M&A 심사제도 개편은 우리 기업결함 심사제도가 세계 시장과 소비자에게 영향을 주는 글로벌 M&A 증가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일례로 세계 1·2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2019년 1월 기업결합을 결정하고 그해 7월 공정위에 심사를 신청했으나 2년반이 지난 올해 1월에서야 유럽(EU) 경쟁당국의 불승인으로 M&A가 무산됐다.

공정위가 22일 조건부 승인을 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심사 역시 지난해 1월 신청부터 조건부 승인까지 1년이 넘게 걸렸다. 그나마도 미국과 유럽 경쟁당국의 판단이 나오지 않아 두 회사의 기업결합까진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남았다.

이처럼 주요국 경쟁당국의 '거북이 심사'로 인해 기업의 경영정상화와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한 M&A가 발목을 잡힌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진출해 있는 나라별로 다른 기업심사 제도 탓에 각 국가별로 대응을 달리 해야 한다는 점도 기업들 입장에선 부담이다. 예컨대 우리나라 공정위가 M&A를 승인해도 다른 제도로 심사하는 EU 경쟁당국이 불허를 결정하면 M&A는 무산된다. 제도가 상이하다보니 결론이 다르게 나올 가능성도 높다. 유럽 등 선진국과 비슷한 제도로 M&A를 심사하면 줄일 수 있는 문제다.

구체적인 M&A 심사 제도 개선 방안으론 독과점 우려 판단 후 그에 따른 시정조치를 함께 결정하는 현행 기업결합 심사 제도를 2단계로 나누는 것이 거론된다. 독과점 위험을 우선 판단한 뒤 독과점 해소방안은 기업이 직접 만들어 제출하도록 유도하는 유럽식 기업심사 제도다. 결합심사 제도에서 공정위의 판단 비중을 줄이고 당사자 기업의 참여도를 늘려 심사 속도를 높이고 기업의 수용 가능성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고병희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제적으로 다수 국가가 기업결합 심사를 하는 상황에서도 우리나라 기업결합 제도는 오랜 기간 동안 큰 틀을 유지해왔다"며 "우리나라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이 아니었던 때 만든 제도이다 보니 외국 심사대응과 차이로 혼란이 초래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고 정책관은 "경쟁제한성 판단과 시정조치안을 만드는 부분을 구분해 2단계 형태로 심사제도를 단계화하는 게 첫번째 방향"이라며 "기업 자체 시정안을 신속하게 만들어서 경쟁회복을 하도록 한 동의 의결적 요소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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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남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김훈남 기자입니다.

유재희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유재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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