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朴 때가 더 살만했다?…역대 정권별 경제고통지수는

차라리 朴 때가 더 살만했다?…역대 정권별 경제고통지수는

세종=안재용 기자
2022.05.07 06:00

[MT리포트] 문재인정부 5년, J노믹스의 명암①

[편집자주] 문재인정부는 경제적으로 성공했을까, 실패했을까. 하나의 정권을 오롯이 성공 또는 실패라는 한 마디로 재단하기에 5년은 너무 길다. 가치를 배제한 채 객관적 사실만 놓고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의 성패를 따져보자.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백서 발간 기념 국정과제위원회 초청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청와대 제공)2022.5.4/뉴스1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백서 발간 기념 국정과제위원회 초청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청와대 제공)2022.5.4/뉴스1

문재인정부 5년 동안 물가 상승과 실업에 따른 국민들의 고통이 직전 박근혜정부 때보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생·고령화 등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평균 경제성장률이 낮아진 상황에서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이 터지면서 실업률과 물가가 크게 오른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문재인정부에서 소득불평등은 이전 정부에 비해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머니투데이가 통계청과 한국은행 통계를 바탕으로 역대 정부의 임기 중 평균 '경제고통지수'(물가상승률+실업률)를 산출한 결과 문재인정부(2017년 2분기~2022년 1분기)가 5.19%로 박근혜정부(4.62%)보다 0.57%포인트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고통지수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합산한 것으로, 국민들이 겪는 경제적 고통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지표다. 지수가 높을 수록 국민들이 체감하는 생활상 어려움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 경제고통지수는 군사독재 이후 지난 30여년간 경제위기 때를 제외하면 추세적으로 떨어져왔다. 실업률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한국 경제가 선진국 수준으로 성장하며 물가상승률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노태우 정부의 평균 경제고통지수는 9.76%에 달했다. 문민정부(김영삼 정부)는 마지막해에 외환위기가 발생하며 급등했지만 평균으로는 7.75%로 낮아졌다. 국민의 정부(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 악영향이 본격화된 탓에 분기 평균 경제고통지수가 8.18%로 올랐다. 참여정부(노무현 정부) 때 6.43%으로 낮아졌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이명박정부 때는 6.64%로 소폭 상승했다.

문재인정부의 경제고통지수가 박근혜정부보다 높아진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2020년 1분기 전까지 분기 평균 물가상승률은 1.2%에 머물렀으나 이후에는 분기 평균 물가상승률이 1.8%로 0.6%포인트 올랐다. 실업률도 3.7%에서 3.8%로 0.1%포인트 상승했다.

평균 경제성장률도 역대 정부 가운데 문재인정부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한국 경제가 이미 선진국 수준으로 성장한데다 저출생과 고령화로 인구구조가 저성장형으로 가는 데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다.

문재인정부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2.3%로, 분기 평균 경제성장률이 2% 아래로 내려온 것은 이번 정부가 처음이다. 평균 경제성장률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노태우정부 8.7% △김영삼 정부 7.6% △김대중 정부 6% △노무현 정부 4.8% △이명박정부 3.2% △박근혜정부 3.1% 등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대개 세계 전체 경제성장률을 웃돌았는데, 그 차이도 문재인정부에서 가장 작았다. 문재인정부 연평균 성장률은 약 2.3%로 해당기간 세계 경제성장률(세계은행 기준) 평균 2.11%과의 격차는 0.17%포인트(p)에 그쳤다. △노태우정부 6.28%p △김영삼 정부 5.06%p △김대중 정부 2.75%p △노무현 정부 0.75%p △이명박정부 1.31%p △박근혜정부 0.26%p에 비해 차이가 줄었다.

인구구조의 변화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019년 8월 발표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2019~2020년 잠재성장률은 연평균 2.5~2.6%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1~2005년의 연평균 5~5.2%와 비교하면 절반으로 떨어진 것이다.

또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19~2020년 동안 잠재성장률을 처음으로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1~2005년 실제 성장률은 연평균 5%로 잠재성장률을 달성했다. 2006~2010년은 실제 연평균 성장률이 4.3%로 잠재성장률(4.1~4.2%)을 초과했다.

2011~2015년(잠재성장률 3~3.4, 실제 3.1%)과 2016~2020년(잠재 2.7~2.8%, 실제 2.7%)도 잠재성장률을 달성했으나 2019~2020년에는 연평균 성장률이 0.7%로 잠재성장률(2.5~2.6%)을 크게 미달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마이너스 성장률(-0.9%)을 기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2020~2021년) 동안 경제성장률을 다른 선진국과 비교하면 한국은 선방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정부에 따르면 해당기간 한국의 연평균 성장률은 1.5%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0.2%보다 7.5배 높다. 미국(1%)과 호주(0.6%), 캐나다(-0.4%), 프랑스(-0.9%), 독일(-1.1%), 일본(-1.4%), 이탈리아(-1.6%), 영국(-1.7%) 등 주요국과 비교해도 양호한 수준이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최근 다섯 번의 정부 가운데 가장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대중 정부부터 문재인정부까지 집권 마지막해 간 국가채무비율 차를 구한 결과 문재인정부(2021년-2016년)가 이전 정부들에 비해 11%포인트로 가장 많이 확대됐다. 이외에는 △노무현 정부 10.5%p △김대중 정부 5.6%p △박근혜정부 5.2%p △이명박정부 3.3%p 순으로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크게 늘었다.

국민들의 소득분배지표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지니계수는 지난 2016년 0.355에서 0.331로 0.024포인트 하락했다. '불평등지수'로도 불리는 지니계수는 소득이 얼마나 불균등하게 분배되는지 알려주는 지표로, 0(완전평등)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완전불평등)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 10년 전인 2011년(0.388)에 비해서는 0.057포인트 개선됐다.

경제 전문가들은 '소득주도성장'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 기조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긍정적인 측면은 경상수지 흑자, 한미 통화스와프(통화맞교환) 등을 통해 코로나 사태에도 국가신인도가 높게 유지됐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경제가 정치화 돼 포퓰리즘이 성행하면서 재정적자가 늘어나 국가부채가 늘어났으며, 소득주도성장이 결과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성과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큰 것은 부동산 정책으로, 서울 주택가격이 두세 배 올라 임금인상을 자극하고 부의 불평등 문제를 심화시켜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을 줬다"고 평가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낙수효과를 부정하면서 부채주도성장을 안 하겠다고 한게 이번 정부인데 전체적으로 보면 가장 많이 부채를 이용한 정부가 됐다"며 "정부주도형 경제정책이었는데 실질적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코로나 핑계는 대겠지만, 코로나 이전 3년 동안도 대부분 일자리가 정부주도로 만들어져 본인들이 주장하는 좋은 일자리가 아니라 정부주도 일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인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과 과가 있는데 일반적 경제 부문에선 과가 좀 있고 환경 부문에서는 공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탄소중립은 조금 급하게 추진한 부분이 있으나 숙고하면서 (계속) 가야할 부분은 끌고 가는 게 맞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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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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