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재고를 쌓아뒀다가 실제 담배값이 오른 후 반출·판매한 혐의로 부당이익을 챙긴 한국필립모리스가 약 1000억원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27일 법조계와 조세심판원 등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13일 필립모리스의 개별소비세 부과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1심, 2심의 판결을 뒤집고 국세청의 과세논리가 정당하다고 판시하면서 파기환송을 했다. 다만 필립모리스가 내야할 세금에 대한 정당세액을 고려하라고 명시해 기존에 추징된 세금에서 환급액이 일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2016년 7월 필립모리스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였다. 감사원의 '담뱃세 등 인상 관련 재고차익 관련실태' 감사결과 보고서에서 '담뱃세' 탈루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고의적 조세포탈 행위 여부를 살펴본다는 취지였다.
그 결과 필립모리스 회사전산 시스템에서 수상한 물류 흐름이 포착됐다. 당시 필립모리스는 담뱃값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2015년 1월 1일 시행)되기 직전인 2014년 9월부터 12월까지 전산조작을 통해 허위반출하거나 임시창고를 이용한 반출을 가장한 행위로 담배 1억600만갑 가량을 쌓아뒀다.
미리 반출 시킨 물량으로 처리해 2015년 담뱃값 인상과 함께 부과되는 개별소비세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창고 등에 축적한 담배는 담뱃값이 오른 후 모두 판매됐다. 담뱃세의 경우 제조장에서 유통망으로 담배를 반출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한다는 규정을 악용한 것이다.

국세청은 필립모리스가 개소세를 회피했다고 보고 997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필립모리스의 불복 제기에도 조세심판원은 임시창고로 옮겨 반출된 물량으로 설정한 담배들이 가격이 인상된 후 판매된 점을 봤을 때 조세회피 정황이 있다고 판단했다.
필립모리스는 조세심판원의 결정에 불복하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에서 승소했다. 형식적으로나마 반출은 맞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사실상 판매용으로 반출된 것이 아니고 조세회피 목적이 있음을 인식해 세무당국의 개별소비세가 부과가 맞다고 판단하면서 국세청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임시창고는 담배 공급의 편의를 위한 통상적인 물류센터라 보기 어렵고 담뱃세의 인상차액을 취하기 위해 담뱃세가 인상되기 전에 제조공장에서 담배를 반출하기 위한 일시적인 방편으로 마련된 장소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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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담배 반출 시점을 제조공장에서 임시창고로 옮겼을 때가 아니라 판매 전 물류센터로 옮긴 시점을 제조공장에서 반출한 것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개소세가 시행된 2015년 1월 1일 이후 임시창고에서 물류센터로 옮겨진 담배에 대해 개소세를 적용해 과세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한편 국세청은 대법원 판결문에 명시된대로 필립모리스가 2014년 12월 31일 이전에 판매한 570만갑에 대해선 파기환송심을 거쳐 정당세액을 계산 후 환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최초 과세된 물량에 약 5%(570만갑)에 해당돼 50억원 가량을 환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