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국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의결함에 따라 주요 경제정책에서 '윤석열 브랜드'도 폐기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아직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남았지만, 윤 대통령의 직무가 중단된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를 정상적으로 추진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면서 국회에 계류된 민생 법안들 역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책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경제정책방향 발표 시점을 조율 중이다. 이듬해 경제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경제정책방향은 통상 12월 중하순에 발표한다. 일각에선 계엄·탄핵 정국의 여파로 경제정책방향 발표 시점이 내년으로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내놓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당시에는 2016년 12월9일 탄핵소추안 의결, 같은달 29일 경제정책방향이 발표됐다. 발표시기가 해를 넘길 경우 정부에서 강조하는 '흔들림 없는 경제정책'의 이상징후로 여겨질 수 있어 부담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내 정치상황과 관계없이 경제정책방향을 차질 없이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번 경제정책방향의 핵심 화두 중 하나로 꼽혔던 것은 양극화 해소다. 윤 대통령은 임기 후반기 핵심 국정기조로 양극화 해소를 내세웠다. "새로운 중산층의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한때 불거진 '추경설' 역시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부의 의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양극화 해소는 모든 정부의 정책 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윤 대통령의 직무 정지로 '윤석열 브랜드'로서의 양극화 해소는 색깔이나 추진동력 등에서 빛바랠 수밖에 없게 됐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당시 내세운 '120대 국정과제' 역시 진정성을 의심받게 될 처지다. 윤석열 정부는 197페이지 분량의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6개의 국정목표를 제시했다. 첫번째 국정목표가 '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다. 예정된 정책들은 대부분 일정에 맞춰 추진하겠지만 속도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민생대책들도 국회의 혼란스러운 상황 탓에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기재부는 지난 8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하고 하반기 신용카드 사용액이 전년동기 대비 5% 이상 늘어나면 초과분 소득공제율을 현행 10%에서 20%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같은 조건에서 전통시장 소득공제율은 현행 40%에서 80%로 늘리기로 했다. 이는 조세제한특례법 개정 사항인데,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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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자보호 한도를 현행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예금자보호법 개정안도 비상계엄 사태 직전인 지난 3일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이후 상황을 알 수 없게 됐다. 대부업 연이율 60%를 초과할 경우 반사회적 계약으로 판단하고 원금과 이자를 무효화하는 대부업법 개정안 역시 마찬가지다.
산업정책을 다룬 법안들 역시 후순위로 밀리는 분위기다. 보조금 지원 근거와 반도체 클러스터 인허가를 신속화하고 특별회계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반도체특별법은 국회의 연내 처리가 불투명하다. 국가기간 전력망 적기 건설을 위해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전력망 확충 특별법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3일 3대 국제 신용평가사 국가신용등급 글로벌총괄과 화상면담에서 "야당이 제안한 여야정 경제협의체에 정부가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며 "한국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한 노력도 여전히 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