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범죄 점검회의에서 '보이스피싱 범죄 대응 강화방안' 등 논의

앞으로 휴대폰을 개통할 때 얼굴을 확인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연간 8000억원대에 이르는 보이스피싱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의 이미지·영상 합성) 성범죄를 막기 위해 독립몰수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부는 6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민생범죄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의 '보이스피싱 범죄 대응 강화방안',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보이스피싱에 악용되는 대포폰을 막기 위해 휴대폰 개통 시 본인확인을 위한 안면인식 시스템을 도입한다. 법인 다회선 가입 기준도 강화해 법인 명의의 휴대폰 우회 개통을 차단한다. 이를 위해 법인 설립 기간과 부정 이용 이력 등을 반영한 통신사의 공통 기준을 마련한다.
대포폰 확보 수단인 내구재 대출의 불법 온라인 광고는 신속하게 삭제한다. 내구재 대출은 온라인 광고로 저신용자를 유인하고, 대출희망자 명의의 휴대폰을 개통·양도하는 조건으로 소액을 지급하는 행위다. 인터넷·해외 번호를 국내 번호로 조작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도 추진한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콜센터와 자금세탁조직 등 주요 범행 수단에 대한 특별 단속에 나선다. 특히 계좌 추적수사 체계를 개선해 전국 피싱 사건의 데이터를 집적하고 범죄조직과의 연결고리를 추적한다. 중국·베트남 등과는 공조협력망을 강화해 해외 거점 콜센터 합동단속을 추진한다.
아울러 △불법스팸을 방치한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도입 △불법스패머 범죄수익 몰수 △전송자격인증제 법제화 △피싱 URL(인터넷주소) 포함 문자를 사전에 차단하는 시스템 구축 의무 부과 등 정부 대책이 이행될 수 있도록 법과 제도 마련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금융사들은 지난해 8월 도입한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를 확충한다. 해당 서비스는 사용자들의 선택으로 사전에 비대면 대출을 차단해준다. 올해는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가족들도 신청할 수 있도록 채널을 확대한다. 대상은 비대면 계좌개설과 오픈뱅킹까지 넓힌다.
정부가 보이스피싱 대응 강화방안을 내놓은 것은 관련 대책을 꾸준히 추진했지만 범죄 수법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휴대폰에 악성앱 설치를 유도하거나 피해자를 협박해 고립시킨 후 장기간에 걸쳐 전 재산을 편취하는 수법도 나타났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범죄는 2만839건, 피해액만 8545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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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의에선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됐다. 정부는 사법 협조자 형벌감면, 독립몰수제 도입 등 선진 수사기법 도입을 추진한다. 독립몰수제는 범죄자의 해외 도주나 사망 등으로 공소제기를 할 수 없는 경우에도 범죄 수익을 몰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정부는 대학생들이 자주 사용하는 '에브리타임' 앱 내에서의 성희롱, 혐오 표현 등에 대한 사업자의 적극적인 자율규제도 협의할 예정이다. 이밖에 플랫폼의 불법영상물 24시간 삭제 시한 명시나 성범죄물 게재자에 대한 플랫폼의 제재 조치 의무화 등도 강화한다.
최 권한대행은 "민생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책무는 정부에 있고, 국민들이 안심하고 안전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대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관계부처에선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가용한 역량을 총동원해 논의된 내용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