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AP/뉴시스] 정의선(왼쪽)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 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미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정 회장은 향후 4년간 210억 달러(약 30조8175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2025.03.25. /사진=민경찬](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03/2025032514571813891_1.jpg)
대한항공, 현대차그룹 등 국내 기업들이 연이어 미국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우리나라가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에서 우호적 대우를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의 통상당국도 우리나라에 대해 우호적 고려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어서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24일(현지시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총 210억달러(31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자동차 생산과 부품·물류·철강 분야 등 투자로 미국 내 제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고용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현대차가 1986년 미국에 진출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신규 투자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자동차는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들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화답했다.
이에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21일 보잉, GE에어로스페이스와 각각 구매계약을 이행하기 위한 협력강화 협약을 체결했다. 대한항공은 2033년까지 보잉사의 777-9 기종 20대 등 249억달러 규모의 항공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GE에어로스페이스와는 78억달러 규모의 항공기 예비 엔진과 엔진 정비 서비스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총액 327억달러(48조원) 규모의 대형 계약이다.
대한항공과 현대차그룹을 합쳐 약 80조원 규모의 선물 보따리를 미국에 안긴 셈이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가 결국 무역수지 개선과 미국 내 투자확대인 만큼 국내 기업들이 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음달 2일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기업들이 선제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우리나라가 상호관세 조치에서 제외되거나 우호적 대우를 받을 가능성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그룹의 투자발표 이후 이뤄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많은 국가에 (상호관세) 면제를 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역시 미국과의 통상회담 과정에서 "우호적 고려를 하겠다"는 응답을 얻기도 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안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만나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우호적 대우를 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이에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권을 갖고 있다는 전제를 하면서도 상무부 차원에서는 우호적인 고려를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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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에 관한 미국측의 오해도 어느정도 해소된 상태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관세가 미국의 4배에 달한다며 상호관세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에 산업부는 실무협의체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한미간 실효관세율이 0%라는 점을 설명했고, 이번 한미 통상장관 회담에서는 미국측도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확인을 받았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기준은 △양국 간 관세율 차이 △비관세 장벽 △내국세 △환율 △각 정부 정책 등 5가지다.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 각 국별로 다른 관세율을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 경우에 따라 다른 나라보다 낮은 세율이 매겨지거나 상호관세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
관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다. 미국의 통상당국이 한국에 대해 우호적 고려를 한다 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관세 부과 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 정의선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한 자리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은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부 고위관계자는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것을 결정할 거라고 말했고 미국측 관계자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별다른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며 "미국과의 협상은 단판승부가 아닌 만큼 상호관세를 부과받을 경우에도 이를 낮추거나 없애는 방향으로 협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