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 배송 일하다 반도체 인재로…성장사다리 '폴리텍대학'

생수 배송 일하다 반도체 인재로…성장사다리 '폴리텍대학'

세종=조규희 기자
2025.03.27 14:17
한동엽씨가 폴리텍대학 성남캠퍼스 반도체소재응용과 재학 당시 프로젝트 과제 수행을 위해 클린룸에서 IZO 증착을 위한 Sampling 하는 모습./ 사진제공=한국폴리텍대학
한동엽씨가 폴리텍대학 성남캠퍼스 반도체소재응용과 재학 당시 프로젝트 과제 수행을 위해 클린룸에서 IZO 증착을 위한 Sampling 하는 모습./ 사진제공=한국폴리텍대학

"반도체 장비를 직접 다루고 프로젝트실습을 하면서 실무에 대한 이해가 한층 깊어졌습니다."

10년간 꿈꿔온 운동선수의 길을 포기하고 반도체 엔지니어라는 새로운 꿈을 이루기 위해 지난해 한국폴리텍대학 성남캠퍼스 반도체소재응용과 하이테크과정에 입학한 한동엽(28·남)씨는 현재 전력반도체 회사에서 소자개발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오랜 꿈을 포기해야 했을 때 큰 좌절을 느꼈지만 '이보다 더 큰 실패는 없을 것 같다'는 마음으로 새 분야에 도전했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앞서 4년제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배웠지만 이론만으로는 취업이 어려워 폴리텍대학을 선택했고 프로젝트 과제의 모든 과정을 직접 수행하며 밤새 논문을 찾고 실험을 반복한 끝에 캡스톤 프로젝트 작품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이론에 그쳤던 학부 시절과 달리 반도체 장비를 다루는 실질적인 경험이 면접과 회사 생활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입학 전 경력도, 자격증도 없이 아르바이트와 생수 배송 일을 해오던 서정완(27·남)씨는 폴리텍대학 반도체융합캠퍼스 반도체전기과 2년제 학위과정에 입학했다.

입학 당시 반도체와 전기 분야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지만 지금은 전기기사와 산업안전기사 자격증 취득자다.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생산기술팀에 입사한 그는 "현직에서 높은 커리어를 이룬 교수님과 폴리텍대학의 실습 위주 수업 덕분에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폴리텍대학은 27일 급증하는 반도체 산업 인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수도권(반도체융합, 인천, 성남) △충청권(아산, 대전, 청주) △영호남권(대구, 광주, 부산) 등 지역별 거점 캠퍼스를 지정해 지난 2년간 20개 학과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2010명의 반도체 인력을 양성하며 3개 학과를 추가로 신설해 지역맞춤형 반도체 인력을 지속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반도체 계열 학과는 2024년 대학정보공시에서 취업률 78.5%, 유지취업률 94.1%를 기록했다.

폴리텍대학은 학과 신설 외에도 반도체 산업의 실무형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K-반도체벨트의 한 축인 청주시에 500㎡의 첨단 클린룸과 200㎜, 300㎜ 웨이퍼 공정 장비 등을 갖춘 반도체인력양성센터를 열었다. 이 센터는 실제 반도체 양산 팹에 준하는 환경에서 반도체 전(前)공정 특화 실습과 첨단 장비 요소기술을 배울 수 있다.

반도체융합캠퍼스에서는 반도체 실장평가 테스트베드 사업을 진행한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장비 및 부품 기술의 자립화와 국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사업으로 5년간 287억원을 지원받아 반도체융합캠퍼스 내 20종 24대 규모의 반도체 장비 소재·부품 실장평가 테스트베드를 구축한다.

아산캠퍼스에는 반도체 통합공정 기반의 종합교육시설도 구축한다. 연면적 7315㎡ 규모의 반도체 특화 공학관을 증축해 2028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2년제 학위, 하이테크과정과 더불어 공학사 과정인 학위전공심화과정도 운영하여 2029년부터 수준별·단계별 반도체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이철수 폴리텍대학 이사장은 "반도체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더욱 많은 우수 인재를 배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많은 기업과 연구기관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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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희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조규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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