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장부에 안쓴 악성채무 80조~90조"…李정부선 '기금돌려막기' 없다

"尹정부, 장부에 안쓴 악성채무 80조~90조"…李정부선 '기금돌려막기' 없다

세종=박광범, 김주현 기자
2025.09.14 14:22
2024년 세수결손 관련 기금·특별회계 전용 내역/그래픽=윤선정
2024년 세수결손 관련 기금·특별회계 전용 내역/그래픽=윤선정

"전 정부가 장부에 없는 빚을 진 게 80조~90조원 정도 된다. 기금을 박박 긁어쓰는 바람에 기금도 제 역할을 못하고 위험해지고, 장부상 국가부채 비율은 안 늘어나는 척했지만 실제로는 악성부채가 늘어났다." (이재명 대통령.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재명 대통령이 투명한 재정 운용을 강조하며 전 정부의 이른바 '기금 돌려막기' 행태를 비판했다. 윤석열정부 시절 대규모 세수 결손이 발생하자 각종 기금에서 돈을 끌어온 편법적 행태를 겨냥한 것이다. 새 정부는 국채 발행 등 정공법으로 재정을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2024년 세수결손 대응 집행 내역'에 따르면 기재부는 지난해 약 30조8000억원의 세수결손을 메우기 위해 기금과 특별회계에서 총 17조원을 활용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정부가 세수 결손 대책 발표 당시 밝힌 14조~16조원보다 더 많은 규모였다.

구체적으로 △공공자금관리기금(4조원)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4조원) △주택도시기금(3조2000억원) △산재보험기금(1조6000억원) △환경개선특별회계 등 기타기금(1조8000억원) △교통시설특별회계(1조1000억원) △예금보험기금채권 상환기금(1조원) 등에서 돈을 끌어다 썼다.

약 56조4000억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한 2023년의 기금 돌려막기 규모는 더 컸다. 당시 기재부는 외평기금에서 19조9000억원을 일반회계로 가져다 썼다. 지방교부세와 교부금 집행을 보류·감액했다. 한국은행의 대정부 일시 대출도 활용했다.

당시 정부는 '건전재정'을 내세우며 국채 발행을 피하고 세수 결손에 대응할 나름의 '묘안'을 짜냈다. 국가재정법은 기금 지출을 변경할 때 국회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지만 '주요항목'은 20% 범위 내에서 정부가 국회 동의 없이 변경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곤 '꼼수'라는 지적이 일었다. 특히 외평기금을 끌어다 쓴 것을 두고 '기금 돌려막기'란 비판이 거셌다. 정부는 외평기금 재원이 270조원을 넘어 여윳돈을 활용해도 환율 변동성 대응 여력은 충분하다고 했지만 각각의 목적이 있는 기금 재원을 전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추가경정예산 등 국회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세수 결손을 메운 점도 비판을 샀다. 헌법이 국회에 예산 심의·확정권을 부여한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재정이 문제 있다는 걸 숨겼다는 것"이라며 "국세 수입이 안 들어오면 국민한테 밝히고 국채를 추가 발행하는 세입경정으로 처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에 따른 효율적 자원 배분 실패와 기금 무력화도 문제"라며 "정부 재정 운용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재정 집행이나 운용은 투명해야 한다"고 한 발언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당장의 비판을 피하려 나랏빚 증가를 회피하기보단 정공법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실제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이뤄진 2차 추경 편성 당시 정부는 10조3000억원 규모의 세입경정을 담았다. 세입경정은 당초 예상보다 세입이 부족하거나 넘칠 때 세입 예산을 고치는(경정) 것을 의미한다. 당시 세입경정은 세수결손 보전 차원으로, 지출을 줄일 수 없어 부족분을 국채 발행으로 충당하는 방식이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적자국채를 100조원 이상 발행하는 내년 예산안을 편성한 것과 관련해서도 "(국채 발행을) 100조원씩이나 한단 이야기를 듣는 것을 감수하고 지금은 밭에 씨를 부려야 하고 뿌릴 씨앗이 없으면 씨앗값을 빌려서라도 뿌려야 한다"며 "그리고 가을에 훨씬 더많은 수확을 거둬 가뿐하게 갚으면 된다"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세수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면 국회와 소통하고 의견을 청취할 것"이라며 "(전임 정부에서) 자기들 나름대로 여러 방안을 강구했지만 국회와 소통하고 국민들이 납득할 방법으로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세수결손이) 발생한다면 투명하게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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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사회부 김주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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