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경제포럼은 지난 해 중국 다렌에서 열린 하계 '다보스포럼(Davos Forum)'에서 미래사회를 견인할 '첨단 10대 기술'을 발표했다. 당시 주변을 깜짝 놀래킨 건 사료곤충인 동애등에(BSF, Black Soldier Fly) 등 '곤충산업'이 포함되면서다. 그동안 프라이버시 강화 기술, 지능형 표면기술(RIS), 통합 감지및 통신 등 많은 혁신 솔루션이 소개됐지만 곤충이 미래기술의 주인공으로 언급된 건 처음이었다.
곤충이 인류의 미래식량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는 순간이었다. 식용곤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지만 사료곤충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산업화는 이미 구체화되고 있다. 네덜란드, 미국 등 선진농업국가들은 이미 대규모 투자를 통한 기술개발, 산업화 등을 본격화 했다. 이들은 축적된 기술과 생산된 제품을 인접국가는 물론 아시아 국가로 확대중에 있다.
국내 대표 농업R&D 기관인 농촌진흥청이 최근 아프리카 짐바브웨(Zimbabwe)에서 '동애등에' 프로젝트에 나선 건 이같은 흐름과 무관치 않다. K-농업과학기술의 세계화를 통해 글로벌 기술선점은 물론 국내 사료곤충업체의 해외진출을 돕겠다는 포석이다. 월드뱅크(WorldBank)는 아프리카(짐바브웨·말라위·남수단·케냐) 기아해결 프로젝트에서 농진청의 동애등에 기술 협조를 구애하고 있다.

지난 달 28일 방문한 짐바브웨KOPIA센터. 박성호 짐바브웨 소장은 "동애등애 유충을 활용한 사료 기술개발을 통해 낮은 생산성에 허덕이고 있는 짐바브웨 토종닭 생산성을 개선하는 한편 농가소득 제고에 노력하고 있다"며 "짐바브웨 과학산업연구개발청(SIRDC)과 함께 관련 교육과 연구를 병행하고 있고 이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연구자들과 주민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동애등에 프로젝트가 짐바브웨 '토종닭'에 주목하는 이유는 현지 농촌 가정의 전체 80%이상이 토종닭을 사육하고 있어 농가소득 및 식량안보에 직접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짐바브웨KOPIA센터는 농축산 부산물 등 버려지는 유기 폐기물을 활용해 BSF 유충 생산기술을 확립하면 자급 사료의 단백질원을 공급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BSF 유충 분변을 유기질 비료로 잘 활용하면 옥수수 등 자급사료 생산성이 커져 지속가능한 농업순환 구조를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료곤충인 동애등에는 '환경정화 곤충'으로 유명하다. 남은 음식물, 가축분뇨, 식물의 잔재물을 분해해 단백질과 비료라는 새로운 자원을 만들어 내는 동시에 이를 통해 끊임없이 지구를 재생시키고 있다. 약 45일간의 짧은 생애주기를 갖고 있는 동애등에는 생활 잔반 등 유기물을 먹이원으로 소비하는 친환경 곤충이다.
애벌레(유충) 기간은 약 10~15일로 월 2~3회 지속적인 생활 잔반 처리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동애등에 1마리가 처리하는 유기성 폐기물은 2g에 달한다. 1㎡당(유충 5만마리) 10일간 100kg의 남은 음식물 처리가 가능하고, 약 10kg의 사료용 유충을 생산해 낸다. 음식 잔반을 분해한 후에는 부피가 42%, 무게가 70% 수준으로 감소한다. 동애등에 성충 1마리는 약 1000개의 알을 산란해 대량생산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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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현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BSF 사육기술은 국내 기술과 비교할 때 아직 초기 개발 단계에 있지만, 짐바브웨KOPIA센터의 기술보급이 시작되면서 농업연구기관 및 일반 농가들의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 BSF 사료공급이 토종닭 생산 경쟁력 제고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성호 짐바브웨 소장은 "BSF 유충 혼합 토종닭 사료를 공급받은 닭의 경우, 육질에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높고 그 닭이 산란한 계란의 경우, 오메가-3 지방산이 더 높게 나타났다"며 "BSF 유충은 닭고기와 계란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줄수 있을 뿐 아니라 시장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짐바브웨KOPIA센터는 이를 위해 웨자(Wedza) 등 사업추진지역에 생산시설 5개소(시범사육장 3곳·공동사육장 2곳)를 구축하는 한편 450여 농가를 대상으로 동애등에 사육·생산기술및 토종닭 사료 배합기술 등을 적극 보급해 나갈 계획이다.
농진청의 동애등에 산업화 기술은 대표적인 국제협력 사례로 부상할 전망이다.월드뱅크(WorldBank)는 아프리카 빈민국 곤충 생산모델 구축사업에 농진청의 기술협력을 요청, 학습과정개발 등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오는 12월 잠비아에서 개최되는 '아프리카 컨퍼런스'에서 한국의 곤충식품, 사료, 비료 활용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다.


농진청은 이와 함께 네덜란드 와게닝겐(WUR, Wageningen University & Research) 등 EU 선도기관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사료곤충 관련 최신 규제와 표준동향을 국내 제도개선과 국내업체의 해외진출에 적극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방혜선 농업생물부장은 "곤충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단백질원으로 탄소중립과 자원순환은 물론 식량 및 사료위기 해결의 핵심 주체가 될 전망"이라며 "앞으로 곤충의 기능성 연구 등을 통해 곤충 단백질이 바이오, ICT, 푸드테크와 연결된 고성장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연구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