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관세 미포함"… 쌀·쇠고기 추가 개방여부도 논란

美 "반도체 관세 미포함"… 쌀·쇠고기 추가 개방여부도 논란

김주현 기자
2025.10.31 04:00

韓美 합의점 찾았지만… 품목별 불확실성은 남았다
대통령실 "반도체,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게 적용"
年 200억弗 '외화자산 운용수익+외화채 발행' 충당

한미 양국이 10년간 매년 200억달러를 한도로 하는 대미투자 방식에 합의했다. 미국 측이 주장한 '일시 현금투자'가 아닌 연간 최대 200억달러 '할부' 방식으로 협상을 이끌어냈다. 연간 부담해야 할 투자규모가 줄면서 외환시장의 충격우려를 덜어냈다는 평가다.

특히 외환보유액이 감소하지 않는 범위에서 감당 가능한 투자한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굉장히 잘된 협상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외환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연간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이 150억~200억달러 수준이라고 밝혀왔다.

정부는 연간 200억달러 규모의 투자금 대부분을 외화자산 운용수익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한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은의 외화자산 운용수익과 국제기구 출연금에 대한 손익을 포함한 총액은 약 21조원(약 147억달러)이다.

여기에 정부 외화자산의 운용수익까지 더할 경우 150억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50억달러 정도의 부족한 금액은 정책금융기관의 외화채권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외환보유액 구성/그래픽=김지영
한국은행 외환보유액 구성/그래픽=김지영

정부는 안전장치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외환시장이 불안할 땐 투자시기와 금액을 조절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며 "사업진척 정도에 따라서도 조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외환보유액에 영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외환보유액에 쌓여야 하는 운용수익이 투자금으로 나가다 보니 당분간 외환보유액이 유의미하게 늘어날 가능성은 낮아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정부 계획대로 투자가 진행될 경우 국내 외환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적다고 평가했다. 외화자산 운용수익은 국내 시장이 아닌 해외 시장에서 거래되기 때문이다. 한 한은 관계자도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개념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0억달러가 적은 규모는 아니기 때문에 부담이 늘어난 것은 맞다"면서도 "국채를 추가로 발행하지 않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점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재무부의 외환안정기금(ESF)을 통한 지원조항 등 더 확실한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양국의 이견이 큰 대미투자 운용방식 등에서는 합의점을 찾았지만 품목별 관세 등에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이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SNS(소셜미디어)에 "한국은 시장을 100% 완전히 개방하는 데 동의했다"며 "이번 합의에 반도체 관세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적었다.

경쟁국인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반도체 관세를 적용받기로 했고 쌀·쇠고기 등 농업분야 추가 시장 개방은 철저히 방어했다는 우리 정부의 설명과 결이 다른 주장이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은 모든 미국산 상품에 개방돼 있고 이번 합의로 변경되는 사안은 없다"며 "반도체와 관련해선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게 관세를 적용키로 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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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사회부 김주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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