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미(對美) 투자와 관련해 국회 비준 동의를 받으면 한국만 구속되는 문제가 생긴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구 부총리는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의 비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MOU 25조를 보면 조문 자체에 구속력이 없는 걸로 돼 있다"며 "비준 동의를 받으면 우리만 구속되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가 언급한 MOU 25조는 '본 양해각서는 미국과 한국 간의 행정적 합의로서 법적 구속력 있는 권리 및 의무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본 양해각서는 어떠한 제3자에게도 권리나 이익을 부여하지 않으며 미국 또한 한국의 관련 법률 또는 국제법에 따른 어떠한 권리나 의무도 발생시키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국회의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의 일방적 요구에 따라 가는 과정이지만, 재정적 부담을 지는 협정이든 조약이든 국회가 비준을 동의하지 않은 사례가 있는가"라며 "비준을 받지 않은 사례를 찾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국익의 관점과 세금을 쓴다는 엄중함을 알라고 하는 이야기는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국민들께 조금 더 나은 협상을 못해서 늘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입장과 달리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비준을 두고 "자승자박이다"(최기상 의원), "족쇄를 찰 필요가 있나"(김태년 의원)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특히 김 의원은 국회 비준을 받을 경우 어떤 부담을 지게 되는지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했다.
구 부총리는 "(소급 적용하면) 자동차 관세가 11월1일부터 낮아질 수 있는데 비준하는데 시간이 걸릴수록 손해가 될 수 있다"며 "미국은 나중에 어떤 의무를 지지 않는데 한국은 계속 의무를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관세협상 후속조치의 최우선 과제로는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꼽았다. 구 부총리는 "빨리 특별법안을 제출해야만 11월1일자로 관세가 15%로 소급된다"며 "경제 전체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면서 한국의 상황에 맞는 범위로 여러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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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기재부는 이날 기재위 전체회의에 미국과의 관세협상 결과를 보고했다.
최지영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은 "국익에 우선을 두고 최선을 다했으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이뤄진 협상으로 일정 한계가 있었던 아쉬움이 있다"며 "다만 상호관세는 15%로 유지하고 주력 수출품목인 자동차와 의약품 관세를 15%로 인하해 일본, EU(유럽연합)와 동등한 경쟁 여건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