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이 풀어서 환율 뛴다?…"사실 아냐" 한은이 지목한 원인은

돈 많이 풀어서 환율 뛴다?…"사실 아냐" 한은이 지목한 원인은

최민경 기자
2026.01.20 14:58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4904.66)보다 4.38포인트(0.09%) 하락한 4900.28에 개장한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968.36)보다 4.81포인트(0.50%) 오른 973.17에 거래를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73.7원)보다 0.8원 오른 1474.5원에 출발했다. 2026.01.20.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4904.66)보다 4.38포인트(0.09%) 하락한 4900.28에 개장한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968.36)보다 4.81포인트(0.50%) 오른 973.17에 거래를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73.7원)보다 0.8원 오른 1474.5원에 출발했다. 2026.01.20.

원/달러 환율이 1480원을 넘보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국내 통화량(M2) 증가가 원화 약세의 주원인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한 반박에 나섰다. 원화가 과잉 공급됐다는 주장이 시장의 불안 심리를 증폭시켜 오히려 원화 가치 하락을 가속시키고 있단 판단에서다.

한은은 20일 '최근 유동성 및 환율 상황에 대한 오해와 사실'의 자체 블로그 글을 통해 유동성 과잉이 환율 급등을 초래했다는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통화량, 과도하지 않다"…M2 증가율 4~5% 수준
주요 10개국 M2 증가율 범위와 한국과 미국의 M2 증가율
주요 10개국 M2 증가율 범위와 한국과 미국의 M2 증가율

국내 통화량(M2) 증가율은 코로나19 대응 국면이던 2020~2021년 연 11~12%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빠르게 둔화돼 최근에는 연 4~5%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이는 과거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며 주요 10개국과 비교해도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

미국의 경우 양적완화(QE) 시기에는 통화량 증가율이 최대 25~27%까지 확대됐다가, 양적긴축(QT) 국면에서는 –4~ –5%까지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훨씬 컸다. 최근 들어서는 한국과 미국의 통화량 증가율이 유사한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RP매입 488조원 공급' 주장에 대해서도 한은은 "만기 2주짜리 거래를 단순 누적한 착시"라고 반박했다. RP매입은 만기 도래 시 자동으로 반대 거래가 발생해 자금이 회수되며, 실제 유동성 평가는 누적액이 아닌 평균 잔액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M2 비율은 2022년 4분기 이후 소폭 하락한 뒤 횡보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상승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은행 중심 금융구조와 코로나 위기 대응 과정에서의 금융 지원 확대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국가 간 비교에서도 한국의 GDP 대비 M2 비율은 주요국 중 중간 이상 수준이지만 이는 금융시장 구조 차이 때문이다. 예금·적금·대출 등 은행 자산 비중이 전체 금융자산의 45~46%인 한국과 달리, 미국은 23% 수준에 그친다. 이로 인해 미국의 GDP 대비 M2 비율은 한국의 절반 수준으로 주요국 중 가장 낮게 나타난다.

"통화량과 환율 상관계수는 0.10…수급과 심리 문제"

통화량 증가가 환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에 대해 한은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05년 이후 장기 데이터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한·미 통화량 증가율 차이와 원/달러 환율 상승률 간 상관계수는 0.10에 불과했다.

최근 흐름만 보더라도 2024년 말 이후 한국과 미국의 통화량 증가율은 유사한 반면, 물가상승률은 미국이 한국보다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 그럼에도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통화량 증가가 환율 상승의 직접 원인이라는 설명은 설득력이 낮다는 것이다.

한은은 최근 환율 상승의 배경으로 수급 여건과 시장심리를 지목했다. 지난해 1~11월 경상수지 흑자는 1018억 달러였지만, 같은 기간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는 1294억 달러로 이를 276억 달러 상회했다. 순유출 구조가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펀더멘털 지표만 놓고 보면 상황은 오히려 개선됐다. 한·미 정책금리 차는 최대 200bp에서 최근 125bp로 축소됐고, 10년물 국채금리 차도 170bp에서 70bp대까지 줄었다. 한국의 전년동기대비 성장률 역시 지난해 1분기 0.0%에서 4분기 1.8%로 회복됐다. 그럼에도 환율이 상승한 것은 펀더멘털 외 요인이 크게 작용했음을 보여준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한은은 환율 안정을 위해 통화정책으로 직접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환율을 직접 목표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경우 경기 위축 등 부작용이 커질 수 있으며 오히려 환율 안정에도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은행은 "정부와 함께 시장 쏠림과 기대를 완화하기 위한 안정화 조치를 지속할 것"이라며 "보다 근본적으로는 성장잠재력 제고와 자본시장 구조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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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최민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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