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후 노란봉투 터진다]④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3조 개정안 및 시행령(노란봉투법)'을 두고 한국 특유의 강력한 형사 처벌과 결합해 산업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노란봉투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원청 기업들은 직접 고용하지 않은 하청 노동자들과의 단체교섭 테이블로 강제 소환될 처지에 놓였다. 경영계는 이번 개정안이 주요 선진국의 법체계와 비교해 편향돼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사용자 정의를 확대한 개정법 제2조 2항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자를 사용자로 규정했다. 하지만 이 '실질적 지배력'이라는 개념 자체가 극히 추상적이다.
일본 역시 판례를 통해 실질적 지배력을 인정하지만 이를 법전에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다. 미국의 경우 연방노동관계위원회(NLRB)가 '공동사용자(Joint Employer)' 규칙을 통해 간접적 통제권을 인정하려 시도하고 있으나 정권의 성향에 따라 수시로 기준이 바뀌며 법원의 견제를 받는다.
무엇보다 일본과 미국 등 주요국은 원청이 교섭을 거부할 경우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등 행정적 수단으로 해결한다. 반면 한국은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해 사용자를 2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모호한 기준으로 기업인을 전과자로 만들 수 있는 구조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과잉 규제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개정법 제3조가 규정한 손해배상 책임의 개별 산정 원칙은 사실상 기업의 유일한 방어권인 손해배상 청구권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크다. 개정안은 파업으로 인한 손해 발생 시 법원이 각 가담자의 귀책 사유와 기여도를 따져 배상액을 나누도록 했다. 수백 명의 시위 참여자 개개인의 가담 정도를 기업이 일일이 입증해야 하는 셈인데 이는 사실상 손배 청구를 포기하라는 것과 다름없다.
영국의 경우 노동조합법(TULRCA)을 통해 노조 규모별로 손해배상 상한액(Statutory Caps)을 법정화해 노사 간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 조합원 10만 명 이상 노조의 경우 최대 100만 파운드(약 17억원)로 제한하는 식이다. 프랑스 역시 단체행동권을 보장하면서도 폭력이나 기물 파손 등 '분리 가능한 과실'이 입증된 경우에만 개인 책임을 엄격히 묻는다. 그러나 한국은 상한액 같은 객관적 기준 없이 법관의 주관적 재량에 배상액 산정을 맡겼다. 이는 불법 파업에 대한 면죄부로 작용할 수도 있다.
쟁의행위의 대상을 '근로조건의 결정'에서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으로 넓힌 점은 기업의 경영권에 치명타를 입힐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 강국인 독일은 쟁의 목적이 오직 '단체협약 체결 가능성'에 있어야 한다고 엄격히 제한한다. 구조조정이나 사업장 폐쇄와 같은 고도의 경영상 결정 자체를 막기 위한 파업은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는 최근 성명을 통해 "유럽의 어느 국가도 단체교섭 거부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며 "한국의 독특한 처벌 조항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예측 불가능한 법적 위험을 가중시킨다"고 비판했다. 미국상공회의소(AMCHAM) 역시 "글로벌 스탠다드에 역행하는 노동법 개정은 한국을 '투자하기 어려운 국가'로 만들 것"이라며 특히 '실질적 지배력'이라는 모호한 개념이 최고경영책임자(CEO)를 잠재적 범죄자로 내모는 현실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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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현장의 불확실성을 인지하고 대응책을 내놓았다. 노동부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원·하청 상생 교섭절차 매뉴얼'을 발표하며 원·하청 교섭 체계를 분리 운영하기로 확정했다. 특히 '단체교섭판단지원위원회'를 설치해 사용자성 여부에 대한 유권해석을 지원함으로써 모호한 기준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기업인들의 사법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등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7.29. kmx1105@newsis.com /사진=김명원](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3/2026030314485089272_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