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워 없애던 '바다잡초'서 금가루 뽑는다…투자사들 홀린 토종기술

태워 없애던 '바다잡초'서 금가루 뽑는다…투자사들 홀린 토종기술

최태범 기자
2026.08.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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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핫딜]해양바이오소재 스타트업 '플랜트너', 프리시리즈A 투자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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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과 다시마 같은 갈조류에서 추출하는 '알긴산'은 제약용 캡슐부터 화장품, 식품 첨가물, 산업용 코팅재까지 산업 전반에 두루 쓰이는 핵심 식물성 천연 소재다. 한국은 세계 3위권의 갈조류 생산 대국이지만, 역설적이게도 국내 알긴산 추출·제조 기반은 전무해 원료의 100%를 수입에 의존해 왔다.

이 같은 원료 조달 구조를 정면으로 파고든 스타트업이 있어 산업계의 주목을 받는다. 폐기되거나 방치되던 미활용 해조류에서 고순도 알긴산을 추출해 산업별 맞춤형 소재로 재탄생시키는 '플랜트너'가 그 주인공이다.

플랜트너는 단순 추출·정제에 그치지 않고 제형화와 중합 등 응용 기술을 더해 바이오, 의료기기, 뷰티 등 수요 산업군이 요구하는 물성으로 소재를 개량한다. 이러한 기술력과 사업성을 인정받아 '2026 에디슨 어워즈(Edison Awards)' 실버(은상)를 비롯해 국내외 주요 상을 석권했다.

플랜트너는 최근 프리시리즈A 투자유치에도 성공했다. 이번 투자는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가 주도하고 임팩트스퀘어, 하나금융그룹-큐네스티, 유한킴벌리-MYSC, AI엔젤클럽-씨엔티테크가 참여했다.

소각 말곤 답이 없던 갈조류…"처리비만 100억원 쓰는 지자체도"

투자를 주도한 이현주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부대표는 버려지는 자원에서 출발하는 플랜트너의 사업모델을 높이 평가했다. 이 부대표는 "갈조류는 국내 생산량이 세계 3위 수준임에도 대부분 식용으로만 쓰이고, 비식용 갈조류는 소각 외엔 처리할 방법이 없었다"며 "어촌 지자체들이 소각 처리를 위해 매년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소모하고 있어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치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플랜트너는 골칫거리인 폐기물을 원료로 쓰기 때문에 값싸게 원재료를 확보하는 동시에 소각 비용과 환경 부담을 대폭 줄인다"며 "특히 유독물질인 포름알데히드를 거의 쓰지 않는 친환경 공법으로 알긴산을 추출하는 방식이 구현된다면, 100% 수입에 의존하던 시장에 거대한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부대표가 시장의 잠재성을 확신한 계기는 플랜트너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대학 교수와의 인터뷰였다. 알긴산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국내 수요처가 저가와 고가로 극단적으로 이원화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 시장에서는 100g당 9900원 수준이지만 성분 신뢰도가 낮은 중국산과, 품질은 검증됐으나 100g당 가격이 2400만원에 달하는 노르웨이·일본산으로 양극화되어 있다. 이로 인해 연구실은 어쩔 수 없이 저가 제품을 쓰고, 품질이 필수적인 기업은 비싼 수입품을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그 중간 단계의 합리적 가격대 소재가 부재해 시장 수요 자체가 막혀 있던 셈이다.

이 부대표는 "믿을 만한 품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할 수 없다 보니 알긴산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는데도 아예 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하더라"며 "국내 생산이 가능하고 품질이 우수하며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다면 그 성장성은 매우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기 딥테크 기업답지 않은 사업화 감각"
플랜트너 팀 사진 /사진=플랜트너 제공
플랜트너 팀 사진 /사진=플랜트너 제공

초기 딥테크 기업답지 않은 뛰어난 사업화 감각도 투자 포인트였다. 이 부대표는 "초기 단계임에도 R&D 과정을 기업들과 PoC(개념검증) 형태로 진행해 초기 성장 리스크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며 "단순히 원료 구매를 기다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장에서 즉각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비료 코팅제 사업화 모델을 사전 확보한 점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실제 플랜트너는 천연물 소재화 기술을 농업 분야로 확장해 베트남에서 토질 개선용 유기비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미활용 자원과 농식품 부산물을 활용한 순환 농업 모델로 베트남 과학기술부 주관 '테크페스트 베트남'에서 외국인 기업 최초로 수상하는 성과도 올렸다.

이 부대표는 "올 하반기 베트남으로의 알긴산 수출과 현지 비료 생산 과정을 기대하고 있다"며 "단기 KPI(핵심성과지표)는 갈조류 종류에 따른 알긴산 추출 공법과 효율성, 그리고 베트남 수출 또는 현지 매출 실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플랜트너는 이번 투자금으로 국내 알긴산 양산 설비를 구축하고 목표 산업군에 대한 맞춤 개량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산화와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한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진출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목표다.

신정우 플랜트너 대표는 "우수한 품질의 국산 해조류를 기반으로 알긴산 국산화를 추진하고, 품질 중심의 소재 기업으로 성장해 글로벌 바이오·뷰티 시장에 친환경 혁신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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