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직 KDI원장 "경제충격 확대로 취약계층 부담 증가시 재정역할 필요"

김세직 KDI원장 "경제충격 확대로 취약계층 부담 증가시 재정역할 필요"

세종=박광범 기자
2026.03.10 15:01

'진짜 성장' 위한 방안으로 '전국민 아이디어 등록제' 제시

김세직 KDI 원장이 10일 KDI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제공=KDI
김세직 KDI 원장이 10일 KDI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제공=KDI

김세직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10일 "경제 충격이 확대해 취약계층의 민생부담이 크게 늘어난다면 재정이 일정 부분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KDI 화상회의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중동 사태에 따라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사실상 공식화 한 것과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유류비 지원 등을 거론하며 "조기에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해야 할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도 사실상 추경 편성을 공식화 한 상태다.

추경 규모와 관련해선 "예산 내지 추경 편성 규모는 단정하긴 어렵다"며 "이 사태가 어떻게 진전되는지 면밀히 보면서 종합적으로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동 사태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선 "전쟁이 얼마나 더 확산할지, 장기화할지 등 많은 요인들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현재로선) 영향을 예단하긴 어렵다"고 답했다.

다만 김 원장은 '총수요부양책'으로서의 재정정책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0년 간 장기성장률 하락 과정에서 정권에 상관없이 진통제 격인 '총수요부양책'을 반복해 온 것을 비판하면서다. 특히 2014년 이후 부동산 경기부양과 저금리정책 같은 경기부양책이 장기성장률 하락을 막지 못하는 동시에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급등이란 부작용만 낳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경기부양만을 위한 재정정책은 최대한 조심해야 한다"며 "장기성장률 회복을 위한 이행기동안 고통받을 수 있는 취약계층,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으니 그런 경우에는 진통을 완화하는 의미에서 예산을 쓰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부양책에 의한 반짝 성장, 가짜 성장이 아니라 모방에서 창조로의 전환을 통한 장기성장률을 증가시키는 '진짜 성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준 0%대로 떨어진 장기성장률 반등과 '진짜 성장'을 위한 방안으로는 '전국민 아이디어 도입제'를 제시했다.

정부 전산시스템에 전국민이 아이디어를 등록하면 그에 대한 명예와 소유권을 국민에 부여하는 제도다. 경제적 보상도 준다. 등록된 아이디어 중 혁신적 아이디어로 판단되는 것은 정부가 R&D(연구개발) 예산으로 직접 구매하는 방식이다. 이후 해당 아이디어를 경매해 발생하는 초과수익은 다시 아이디어 원작자인 국민에 돌려주자는 구상이다.

김 원장은 "정부 1년 R&D 예산의 30분의 1 수준인 1조원만 투자해 아이디어 하나당 1000만원씩 지불하면 10만개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살 수 있다"며 "이 중 2~3개의 비트코인급 아이디어만 나와도 1조원 투자로 2000조~3000조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나라의 R&D 지출은 굉장히 비효율적이었다"며 "대기업이나 이과출신 소수 전문 엔지니어 등 소수 엘리트 기반의 기술정책을 폈다"며 "새로운 혁신적 아이디어를 소수의 엘리트에게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일반 국민이 혁신적 아이디어를 내게 만들어 아이디어 개수를 크게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니콘급 아이디어가 나올 확률이 1만분의 1이라고 하면 그걸 찾아내긴 어렵지만, 10만개의 아이디어 중 하나가 유니콘일 확률 100%에 가깝다"며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사람의 숫자를 늘리는 게 기술 정책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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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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