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유가 변동 3개 시나리오 물가 영향 분석
운송 불확실성으로 유가 상승, 물가 최대 1.6%p↑
"최고가격제 등 정책 고려 시 올해 물가 3%까진 안 갈듯"

KDI(한국개발연구원)가 고유가 상황이 길어질 경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1.6%포인트(p)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소비자물가에 대한 영향이 크고, 추세적인 물가를 보여주는 근원물가(에너지 및 식료품 제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단 설명이다. 그 여파가 2027년까지 영향이 계속될 거란 우려도 제기했다.
마창석 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11일 '최근 국제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운송 불확실성에 따른 유가 상승은 2027년까지도 근원물가 상승률에 영향을 미치는 등 경제 전반의 물가 상승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KDI는 △기준 시나리오 △고유가 장기화 시나리오 △유가 안정 시나리오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통해 소비자물가에 대한 영향을 분석했다. 2분기 이후 유가 변동은 모두 에너지 운송 불확실성 변화에 기인하고 2027년에는 추가적인 유가 변동이 없다고 가정했다.
'기준 시나리오'에선 올해 2분기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한 후 3, 4분기 각각 90달러, 87달러 수준으로 완만하게 하락한다고 봤다. 이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영향이 2026년 1.2%p, 2027년 0.9%p로 추정됐다. IMF(국제통화기금)의 올해 국제유가 전망치(배럴당 91달러)를 감안한 분석이다.
2~4분기에도 4월 평균 수준인 배럴당 105달러를 유지할 것으로 가정한 '고유가 장기화 시나리오'에선 2026년 1.6%p, 2027년 1.8%p 수준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내다봤다.
2~4분기 국제유가가 각각 배럴당 95달러, 85달러, 80달러로 비교적 빠르게 안정될 것으로 가정한 '유가 안정 시나리오'에선 2027년부터 국제 유가에 따른 물가 불안이 상당 부분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KDI가 2월 경제전망에서 발표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2.1%를 고려하면 3% 중후반까지 높아질 수 있단 얘기다. 다만 이는 최고가격제, 유류세 인하 등 정책 영향은 제외한 분석이다.
마 위원은 "최고가격제 효과가 배제된 상태로 측정했다"며 "(최고가격제 효과를 고려하면) 3%대까지는 예측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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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는 근원물가에 대한 영향은 소비자 물가에 대비 작을 수 있지만 향후 지속성은 더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고유가 장기화 시나리오의 경우 국제유가 상승이 2027년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친단 설명이다.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등 정책 대응이 소비자 물가에 대한 파급을 축소시키는 것으로 봤다.
3월 기준 최고가격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최대 0.8%p 하락시켰고 4월 유류세 인하폭 확대는 0.2%p 하락시킨 것으로 추정했다.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실제 2.6%보다 크게 높은 3% 중반 수준까지 올랐을 거란 분석이다. 이같은 고유가 대책은 간접적 경로로 근원물가 상승률도 하락시켰다고 봤다.
향후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영향을 감안해 정책 대응에 나서야 한단 제언도 내놨다.
마 위원은 "통상 국제유가 상승은 일부 품목 가격에 일시적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으나 그 근원에 따라 물가 상승 정도와 파급 범위는 달라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물가 안정을 위한 정책도 국제유가 상승이 장기화되며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에 대비해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