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원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수출 일원화 작업과 함께 원전 관련 정부 조직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해 정부 조직개편으로 원전 관련 업무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산업통상부로 이원화하면서 유사 사업 중복과 소통 부재 등의 비효율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14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1일 산업통상자원부(현 산업통상부)의 에너지 업무와 환경부가 결합한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출범했다. 에너지 정책의 초점을 산업적 측면보다 기후·환경 부문에 맞춰서 기후위기 대응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차원이었다.
조직개편으로 인해 산업부에 있던 원전, 재생에너지, 전력망 등에 관한 업무는 기후부로 이관됐다. 하지만 에너지 중에서도 석유, 가스, 석탄, 광물 등의 자원 업무는 산업부에 잔류하면서 반쪽짜리 개편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원전의 경우 국내 원전 관리는 기후부가 담당하지만 원전 수출은 산업부가 맡기로 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원전 정책을 만들고 관리·감독하는 '시어머니'가 둘이 된 셈이다.
원전 담당 부처가 두 개로 나눠지면서 정책 일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를테면 기후부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국내 원전 건설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산업부가 원전 수출을 장려하는 정책을 펼친다면 이는 모순이다. 국내 산업 경쟁력이 곧 수출 경쟁력이 된다는 점에서 국내와 수출을 굳이 나눌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다.
지난해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국회에서도 이와 유사한 지적이 나왔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 2026년 예산안 검토보고서를 통해 "원전 산업의 관리 및 수출은 모두 종전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전산업정책국에서 수행하던 사업"이라며 "조직 개편으로 인해 사업 수행 부처가 분리됐으므로 정보 공유의 지연 등 사업 추진 과정에서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기후부의 '원전 생태계 금융지원' 사업과 '원전 생태계 고도화' 사업은 모두 원전 중소·중견기업 지원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산업부의 '원전사업 수출기반 구축' 사업 역시 원전수출 전략 수립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기후부 사업 취지와 유사하다. 비슷한 성격의 사업인데 수행 주체가 나눠지면서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산업부의 △원전사업 수출기반 구축 △전력기자재 수출·금융지원 △분산에너지 국제인증 지원 등은 전력산업기반기금 소관 사업인데 조직 개편에 따라 기금의 관리 주체가 산업부에서 기후부로 바뀌면서 산업부는 예산 사업을 수행하면서도 독립적인 예산요구 권한을 상실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독자들의 PICK!
원전 업무를 수행하는 공기업도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으로 나눠져 갈등과 혼란이 반복됐다. 과거에는 한전이 발전, 송전, 배전, 판매를 독점하면서 원전 업무도 전담했다. 하지만 2001년 정부의 전력산업 개편에 따라 한전의 발전 부문이 한수원과 5개 화력발전 자회사로 분리됐고 이후 한수원이 독자적인 사업 수행 역량을 갖추게 되면서 모회사 한전과 수출 시장에서 경쟁하는 이상한 관계가 형성됐다.
정부는 이날 '원전 수출체계 효율화 방안'을 발표하고 두 공기업 간 수출창구를 일원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국내와 국외로 나뉜 정부의 원전 거버넌스도 정비해야 K원전이 원팀으로서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희석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중장기적으로 산업부의 원전수출 기능 강화에 대한 기획 및 추진동력을 확보하고 책임성 있는 재정집행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원전 수출 지원 관련 재정사업을 산업부 장관 소관으로 추진하는 방안이 타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