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피 뚫었는데 고물가·고환율…李정부 2년차에 깔릴 '꽃길과 먹구름'

8000피 뚫었는데 고물가·고환율…李정부 2년차에 깔릴 '꽃길과 먹구름'

세종=박광범 기자, 최민경 기자, 세종=김온유 기자
2026.06.04 04:00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지방선거가 마무리된 가운데, 새정부 출범 2년차를 맞은 정부가 경제 성장 전략에 더 고삐를 죈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역대급 수출 실적을 경신하는 등 우리 경제 성장 엔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지고 있단 평가다.

반면 중동전쟁 장기화 속 꿈틀거리고 있는 물가와 1500원대까지 치솟은 원/달러 환율은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아울러 특정 분야에만 집중된 'K자형 양극화'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반도체 훈풍 속 거시지표 호조

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이달 말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하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할 전망이다. 최근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수출 증가세 등을 반영해서다.

실제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53.2% 증가한 877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 증가율은 1984년 1월 이후 4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반도체 수출액은 371억6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69.4% 급증했다. 우리나라가 올해 수출액 1조달러 달성과 함께 세계 5위 수출국에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낙관적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전보다 0.6%p(포인트) 상향 조정한 2.6%로 새로 제시했다. 이에 앞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종전 대비 0.6%p 높여 잡았다.

정부도 성장률 전망치 상향을 공식화한 상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월 올해 경제성장전략에서 제시한) 2.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2%를 얼마나 상회할 것인지는 반도체 호황 정도, 중동 전쟁 영향 등을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에 따른 경기 회복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는 코스피다. 지난 2일 코스피는 8801.49에 마감하며 8000대에 안착하는 흐름을 이어갔다. 불과 1년 전 이재명 대통령 취임일인 지난해 6월4일 코스피 종가는 2770.84였다.

고환율·고물가 '복합 위기' 상존

한국 경제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외 여건은 여전히 불확실성 투성이다.

먼저 중동전쟁 장기화로 인한 공급망 불안이 물가를 계속 자극하고 있다. 물가 상방 압력이 커지면서 가계의 실질 구매력 회복은 여전히 더딘 상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3%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개월 만이다. 특히 지난달 석유류 물가는 24.2% 오르며 2022년 7월(35.2%)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그마저도 석유 최고가격제 지정, 유류세 인하 등 정부 정책이 추가 물가 상승을 억제한 결과다.

월별 수출입 현황,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원달러 환율 추이/그래픽=김현정
월별 수출입 현황,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원달러 환율 추이/그래픽=김현정

정부는 장바구니 체감 물가 안정을 위해 할인지원, 납품단가 인하, 공급 확대 노력을 지속하고 여름철 폭염·호우 대비 선제적 수급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외환시장 분위기는 더 엄중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5일 이후 전날까지 주간거래 종가 기준 12거래일 연속 1500원대에 머물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 1500원대 종가를 기록한 날도 24일이나 된다.

고환율은 원자재·에너지·식료품 수입 가격을 끌어올려 물가 부담을 키우는 만큼, 하반기까지 1500원대 고환율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외환당국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나 대외금융자산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지금의 고환율이 위기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중동 상황이 빠르게 진정되면 원화가 상당히 강세로 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율 쏠림에 대해서는 아주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며 "그만큼 수단도 있고, 의지도 있고,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고 강조했다.

'K자 양극화' 극복도 과제

아울러 반도체 중심의 급격한 경제 회복 과정에서 나타난 'K자형 양극화'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제조업 생산은 전 분기보다 3.0% 증가했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증가율은 0.2%에 그쳤다.

서비스업도 업종별 양극화가 뚜렷했다. 금융시장 호조로 금융·보험업 생산은 14분기 만에 최대 폭 증가한 반면 숙박·음식점업,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은 감소했다.

소득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1분기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배율은 6.59배로 2020년 1분기(6.89배) 이후 가장 컸다.

고용시장 양극화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월 청년층 고용률은 43.7%로 전년 동기 대비 1.6%p 하락했다. 24개월 연속 하락으로, 하락 폭도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컸다.

구 부총리는 최근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중동전쟁의 교훈을 발판 삼아 경제안보 강화와 에너지 대전환을 위한 전략을 준비하고,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해소 달성을 위한 과제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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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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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최민경 기자입니다.

김온유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김온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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