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OST, 수천 km 밖 인도양 바닷속 파동 양쯔강 대홍수 유발한다

KIOST, 수천 km 밖 인도양 바닷속 파동 양쯔강 대홍수 유발한다

세종=오세중 기자
2026.06.2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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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비 파동이 인도양을 가로지르며 발생하는 기후영향 모식도./이미지=KIOST 제공.
로스비 파동이 인도양을 가로지르며 발생하는 기후영향 모식도./이미지=KIOST 제공.

인도양 깊은 곳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파동(波動)이 수천 km 떨어진 양쯔강에 거센 여름 홍수를 유발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구 반대편 인도양의 변화가 중국 양쯔강을 범람시킨다는 이번 발견은 홍수의 여파로 생긴 저염수가 우리나라 연안 생태계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강동진 박사(부원장) 연구팀이 지난 30여 년간 중국 양쯔강 유역에서 여름철 대홍수가 급격히 잦아진 원인이 수천 km 떨어진 인도양 깊은 바닷속 파동의 변화에 있음을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 미국 해양대기청(NOAA), 인도 열대기상연구소(IITM)와 함께 수행한 국제 공동연구이다.

국제 연구팀은 1960년부터 65년간 양쯔강 유량을 관측한 자료와 해양·대기 자료를 상호 교차검증하고,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인도양의 바닷속 파동이 고기압을 강화하고 이 고기압이 양쯔강 유역으로 막대한 양의 수증기를 실어 보내 집중호우와 홍수를 일으킨다고 입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구의 자전으로 발생하는 거대한 물결, 이른바 '로스비 파동(Rossby wave)'이 동에서 서쪽으로 인도양을 이동함에 따라 차가운 심층해수가 표층으로 올라오는 순환을 억제해 인도양 남서부 해역의 바다 표면이 비정상적으로 따뜻해진다.

데워진 바닷물이 대기를 가열하고 그 열기가 멀리 북태평양 아열대 고기압을 강화하면서 다량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양쯔강 유역으로 밀려가 집중호우를 일으키는 것이다.

강동진 KIOST 박사는 "인도양이라는 먼바다의 작은 변화가 동아시아의 기상이변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밝힌 성과"라며 "동아시아 여름 홍수를 대기 현상만으로 보던 기존 시각을 넘어 바다가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능동적 역할을 한다는 점을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강 박사는 "더 이상 한반도의 날씨는 한반도 주변만 살펴봐서는 설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강수 변동은 대략 2년 안팎의 주기를 보였다. 인도양의 파동과 동아시아의 여름 날씨가 약 2년 주기로 맞물리면서 비가 많은 해와 적은 해가 비교적 규칙적으로 교차하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최근에는 '2년 주기'가 과거보다 뚜렷하고 강해지면서 홍수가 더 자주 더 거세게 발생하고 있다. 연구팀은 인도양의 파동 속도가 약 70% 빨라진 점을 지목했다. 파동이 빨라지면서 인도양 바다가 따뜻해지는 시점이 동아시아에 비가 집중되는 여름철과 더욱 맞물리게 됐고 이것이 홍수가 잦아진 결정적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양쯔강 유역의 대규모 여름 홍수는 1960년부터 30여년간 5회(1962·1970·1973·1977·1982년)에 그쳤으나 1990년대 이후에는 11회(1993·1995·1996·1998·1999·2002·2010·2016·2019·2020·2024년)로 급증했다.

특히 2010년 이후로는 2019년을 제외한 대규모 홍수가 모두 짝수 해(2010·2016·2020·2024년)에 발생하는 등, 최근 들어 짝수 해에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남성현 서울대 교수는 "기후 예측 모델에 이런 해양 파동의 움직임을 정확히 반영하면 홍수 등 극한 현상을 더욱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확하게 2년 주기는 아니지만 대략 2년에 가까워져 가고 있어 짝수 해 여름에는 양쯔강 홍수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양쯔강에서 한꺼번에 흘러나오는 막대한 양의 담수는 서해·제주도 연안 등 우리나라 주변 바다의 해양 환경과 수산자원에도 영향을 미친다. 양쯔강의 홍수로 형성되는 저염수는 해양생물의 삼투압 조절을 어렵게 해 전복이나 소라 등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정착성 저서생물의 집단 폐사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저염수와 고수온이 동시에 나타나면 해양 생물이 입는 피해는 급격히 커진다. KIOST 해양기후예측센터(OCPC)의 계절 전망에 따르면 올여름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수온은 엘리뇨의 발달 등으로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과거 저염수에 따른 국내 피해가 발생한 1996·2016·2024년이 짝수 해였던 만큼, 짝수 해인 올해 역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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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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