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당정, 국민연금기금 활용 '질 좋은 주택공급' 추진
국민연금 수익전제 '임대주택 대체투자' 모델 검토
이광재 예결위원장 "고품질 임대주택 빠르게 공급"

당정이 국민연금기금(약 1800조원) 일부의 공공주택 재원 활용을 검토하는 건 심각한 주택 공급 부족에 처한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는 한편, 국민연금의 새로운 대체투자 모델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국민들의 노후 자금인 연금의 적정 수익률을 보장할 수 있도록 복지사업이 아닌 주거용 부동산 대체투자로 연금 수익성과 주거 안정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 당정의 구상이다.
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5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공급"이라며 "이미 1인 가구가 전체의 60%를 넘어선 상황에서 시대 변화에 맞는 고품질 임대·청년주택을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그러면서 "민간이나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입장에선 (공공 임대주택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져 부담이 되고 그 결과 대규모 주택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질 좋은 공공주택'을 지어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국정 최우선 과제로 추진 중인 부동산 시장 안정화의 성패도 주택 공급 여부에 달렸다는 게 중론이다. 최근 비거주 1주택 등의 보유세 강화를 골자로 하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했지만 세제나 대출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시장 수요를 감당할 만한 질 좋은 주택 공급이 뒷받침돼야 집값 안정은 물론 근본적인 주거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게 당정의 판단이다.
문제는 공공주택 사업의 '저수지' 역할을 하는 주택도시기금의 재원 여력은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583만4034명으로 1년 만에 54만명 이상 급감했다. 연간 가입자 수도 2022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4년 연속 줄었다. 치솟은 민간 분양가와 청약통장의 낮은 수익성으로 '청약 무용론'이 확산돼 기금 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단순 계산으로 국민연금 기금의 1%를 투입할 경우 18조원의 주택사업 재원이 마련된다. 국민연금은 수익률이 낮은 복지성 주택사업이 아닌 청년과 신혼부부, 중산층을 대상으로 수익성을 전제로 한 주거용 부동산 대체투자를 검토 중이다. 네덜란드 공적연기금인 ABP나 미국 교직원퇴직연금기금(TIAA) 등 해외 주요 연기금처럼 임대주택 대체투자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최소 7% 이상의 수익률이 담보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대주택 리츠(REITs)나 시니어하우징 등 수익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투자 방식이 우선 거론된다. 결국 소모성 복지 지출을 넘어 안정적인 수익형 투자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지금도 미국과 호주, 유럽 등 해외에 상당한 부동산 투자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 부동산 정책과 국내외 주요 사례를 참고해 투자자 역할과 사회적 기여를 함께 고민하는 방향으로 (투자 ) 모델을 설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은 이와 별개로 기금 사업 다각화도 모색하고 있다. '노인복지주택 사업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에 착수하는 등 초고령사회에 대응해 복지주택을 공급하고 기금의 수익성과 주거 안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투자 모델을 구상 중이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임대주택 투자와 관련해 내부 목표수익률 확보를 전제로 연금의 수익성과 주거 안정을 함께 달성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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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각에선 국민연금 기금을 주택 공급정책 재원으로 활용하는 데 대한 신중론도 제기된다. 기금운용의 최우선 가치는 국민 노후 자금의 보존과 수익 극대화인데 주택 정책의 마중물로 쓸 경우 고유의 독립성·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