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배재고 사태' 막으려면…"혐오표현 개념 정립·국가 대응 필요"

'제2의 배재고 사태' 막으려면…"혐오표현 개념 정립·국가 대응 필요"

김서현 기자
2026.08.0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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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표현 '개념' 정립부터 시작해야…'국가 차원 과제' 설정 촉구"

국가인권위원회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근식 서울시교육청 교육감과 공동으로 개최한 '교육현장에서의 혐오표현 방지,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가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제1소회의실에서 열렸다./사진=김서현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근식 서울시교육청 교육감과 공동으로 개최한 '교육현장에서의 혐오표현 방지,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가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제1소회의실에서 열렸다./사진=김서현 기자.

최근 '배재고 야구부 지역 비하 논란'을 계기로 청소년 사이 혐오표현 일상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교육 현장에서는 혐오표현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 국가 차원의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교사들이 정치적 논란을 우려해 교육을 주저하고 학생들은 혐오표현을 '장난'이나 '친밀감의 표현'으로 받아들이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제1소회의실에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근식 서울시교육청 교육감과 공동으로 '교육현장에서의 혐오표현 방지,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실제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와 학생들이 경험한 혐오표현 실태와 제도 개선 방향이 공유됐다.

홍승희 서울 미동초 교사는 "피해가 뚜렷할 경우 학생들에게 책임을 묻긴하지만 '그런 말 한 적 없다', '재미로 했다'라고 하면 현실적으로 지도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는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에 논쟁적인 주제를 다루는 데 자기검열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교육현장 안에서도 회피가 이어지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장 큰 문제는 혐오표현이라는 개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며 "이번 배재고 사건 징계 역시 사유로 '경기 피해'가 언급됐는데 혐오표현 자체에 대한 규제·규범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 학생참여단으로 활동하는 신지혜 공항고 학생은 "학생들은 혐오표현을 친밀감이나 소속감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SNS를 통해 혐오표현에 반복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제대로 된 교육 없이는 학생들이 타인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거나 공감하는 경험을 쌓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혐오표현 문제를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교육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태은 인권위 차별시정총괄과 조사관은 "단순히 표현 사례만을 나열할 것이 아니라 '나는 차별 대상 집단이 아니다'라는 타자화에 대한 경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며 "교육공동체 전체가 혐오표현을 불편하다는 이유로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백기 서울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학생인권옹호관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올해 초 실시한 조사에서 교사의 89.8%가 학교 내 혐오표현 문제를 심각하다고 인식했다"며 "교육청 차원에서 2017년에도 차별 없는 학교 문화 조성 안내가 이뤄졌지만 아직까지도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육부에 "학교 혐오·차별표현 예방, 대응의 국가 차원 기본 방향을 마련하고 시도교육청 범부서 TF(태스크포스)를 조성해 실태조사 등에 대한 공동 기준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학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차별표현의 개념과 판단기준, 표현의 자유와의 관계 등 내용이 포함된 가이드라인과 단계별 대응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과제가 설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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