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6-메틸니코틴 유해 평가… 새로운 물질 나오면 적용 불가
"흡입형 제품의 성분 공개하고, 과세방식·허가요건 보완해야"

액상형 전자담배인 합성니코틴을 담배로 규제한 이후 유사니코틴이 새로운 규제 사각지대로 떠올랐다. 니코틴과 화학구조는 비슷하지만 별개 물질이어서 담배규제를 회피하려는 수요가 폭증했다.
합성니코틴에 새롭게 붙은 세금과 제조업 허가 문턱이 유사니코틴 등 대체물질 시장으로 이동을 부추기는 만큼 법적·제도적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4월24일 시행된 개정 담배사업법은 담배원료의 범위를 기존 '연초의 잎'에서 '연초 또는 니코틴'으로 확대했다. 담뱃잎에서 추출하지 않고 화학적으로 제조됐다는 이유로 담배의 정의에서 제외됐던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도 담배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법개정으로 합성니코틴 제품엔 온라인 판매금지와 광고제한, 건강경고표시, 자동판매기 설치제한 등이 적용됐다. 제세부담금 부과뿐 아니라 제조·유통과 유해성 관리까지 제도권에 편입된 것이다.
개정법 시행을 전후해 합성니코틴 수입량은 크게 요동쳤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월 수입량은 1285.2톤, 수입액은 7997만4299달러였다. 특히 3월엔 589.2톤이 수입돼 월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규제와 과세시행을 앞두고 물량을 미리 확보하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법이 시행된 후엔 △4월 187톤 △5월 2423㎏ △6월 8919㎏으로 수입량이 급감했다.
반면 합성니코틴 규제 후 유사니코틴 수요는 28배가량 폭증했다. 담배사업법상 담배로 분류되지 않아 제세부담금과 담배규제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다.
규제시행 전에 확보한 합성니코틴 재고가 소진될수록 유사니코틴 수입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도적 미비가 사각지대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담배사업법 시행령은 액체형태의 담배제조업에 100억원 이상의 자본금을 요구한다. 영세 제조업체엔 높은 문턱이다. 자본금 요건을 갖추지 못한 기존 합성니코틴 사업자들이 폐업하거나 세금부담 등을 피하기 위해 유사니코틴 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올해 안에 대표적 유사니코틴인 '6-메틸니코틴'의 유해성 평가를 마무리하고 규제방안을 검토할 계획이지만 특정 성분을 규제해도 분자구조를 바꾼 다른 물질이 등장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독자들의 PICK!
현행법이 담배여부를 특정 원료를 중심으로 규정해 새로운 유사물질이 등장할 때마다 규제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니코틴 함유여부를 넘어 흡입형 유사 제품의 유해성을 평가하고 성분을 공개하는 통합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온 배경이다. 동시에 합성니코틴의 과세방식과 제조업 허가요건도 시장현실에 맞게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른다.
문진석 의원은 "합성니코틴에 대한 규제가 확정됐을 때도 유사니코틴을 통한 세금회피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많았고 현실이 됐다"며 "유사니코틴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만 규제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담배의 정의와 개념을 변경해 유형만 바꾸면서 계속되는 조세회피를 원천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