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 임지연·추영우도 못 넘보는 ‘옥씨부인전’ 웃음구역 지배자

이재원, 임지연·추영우도 못 넘보는 ‘옥씨부인전’ 웃음구역 지배자

한수진 ize 기자
2025.01.10 11:56
'옥씨부인전' 이재원 / 사진=SLL, 코퍼스코리아
'옥씨부인전' 이재원 / 사진=SLL, 코퍼스코리아

그는 구수한 내음을 풍기고 다니는 남자다. 도련님의 피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아담한 체격과, 모시는 주인은 물론이고 처음 보는 사람도 홀리는 친화력을 소유하고 있다. 얇고도 삐죽한 수염은 약간 얍실해 보이지만, 바로 그 아래 놓인 입은 얍실과는 정반대의 것을 말한다. 말투는 조금 퉁명하지만, 말에 실어넣은 마음은 누구보다도 따뜻하다. 착착 입에 감기는 정감 가는 이름을 지닌 JTBC ‘옥씨부인전’의 쇠똥이(이재원)다.

쇠똥이에게 있어 가장 동떨어진 단어를 꼽자면 아마 거리감일 것이다. ‘옥씨부인전’에서 쇠똥이는 바라만 봐도 웃기고, 입을 열면 더 빠져들 수밖에 없는 재간둥이다. 도끼(오대환)에게 늘 철벽을 쳤던 막심(김재화)이마저 쇠똥이와의 첫 만남부터 그 매력에 넘어가 장단을 맞춰 준다. 그리고 쇠똥이를 연기한 것이 이재원이 아니었다면 좀처럼 맛을 내기 어려웠을 캐릭터다. 타고난 것처럼도 보이는 내재된 위트가 ‘감초’ 역할을 만나니 일순간 그에게 빨려 들어가는 경이로운 순간을 보게 한다. 표정과 몸짓, 대사 하나하나에 녹인 재치가 눈과 귀에 콕콕 박힌다.

'옥씨부인전' 이재원 / 사진=SLL, 코퍼스코리아
'옥씨부인전' 이재원 / 사진=SLL, 코퍼스코리아

‘옥씨부인전’은 아씨가 된 노비의 활약상을 그리는 드라마인 만큼, 노비 역할의 조단역이 넘쳐난다. 노비들의 면면도 참 다양한데, 덕분에 ‘노벤져스(노비+어벤져스)’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이재원의 쇠똥이를 ‘어벤져스’ 포지션에서 꼽자면 크레디트 가장 맨 앞에 놓인 토니 스타크라 할 수 있다. 청산유수 말재주에, 노비들 중에서 가장 부티 난다. 물론 그를 ‘노벤져스’ 맨 앞에 놓을 수 있는 건, 부티 같은 외적인 조건이 아닌 반짝이는 존재감이다.

쇠똥이라는 이름에 질겁해 이제는 만석이라는 새 이름으로 사는 그는 천승휘(추영우)가 송서인이던 시절부터 몸종이자 공연단의 행수로 그를 위해서 이름까지 버린 의리의 사나이다. 청산유수의 말재주와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천승휘와 ‘찐친’ 바이브를 낸다. 승휘와는 매사에 티격태격하는 듯하지만 속으로는 누구보다 그를 걱정하며 살뜰히 보필하고, 어떠한 심각한 상황이 와도 범상치 않은 재치를 발휘해 웃음을 더하는 ‘옥씨부인전’ 웃음 구역의 일등 공신이다. 웃기지만 감동을 주고, 가볍지만 무겁다. 드라마에 재미를 불어넣는 이 두 가지 핵심 요건을 거침없이 넘나든다.

'옥씨부인전' 이재원 / 사진=SLL, 코퍼스코리아
'옥씨부인전' 이재원 / 사진=SLL, 코퍼스코리아

이재원의 존재감이 가장 빛나는 순간은 ‘옥씨부인전’의 막강한 감초들 사이에서 감초 역할을 할 때 나온다. 10회에서 도끼와 막심의 노비 로맨스에 살며시 끼어든 쇠똥이는, 도끼와는 서로 눈을 부라리며 티격태격한 케미스트리를 보여주고 막심과는 “얼씨구 절씨구” 하며 티키타카 한 재간을 보여준다. 오대환의 도끼와 김재화의 막심 역시 ‘노벤져스’의 중축이다. 이재원의 쇠똥이는 그런 두 사람과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면서도, 그 여운과 존재감을 가장 짙고 크게 남긴다.

이재원은 ‘옥씨부인전’으로 ‘대세 명품 조연’ 라인으로 거침없이 발걸음을 옮긴다. 모태 솔로에 투머치토커를 연기한 ‘웰컴투 삼달리’(2023), 닮은꼴 오정세의 아버지 역으로 아주 짧게 등장했지만 임팩트가 남달랐던 ‘악귀’(2023), 하남자의 지질함을 보여준 ‘남이 될 수 있을까’(2023), 언행은 허술하지만 짜릿한 반전이 있던 ‘철인왕후’(2020), 츤데레 형제애를 보여준 ‘청춘기록’(2020) 등 이미 수많은 작품에서 감초 역할을 두루 소화하며 더 이상의 검증도 필요 없는 이재원. 그가 앞으로 어떤 작품으로 대중에게 웃음과 감동을 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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