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린 연애2’ 운명이냐 마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예능 뜯어보기]

‘신들린 연애2’ 운명이냐 마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예능 뜯어보기]

조이음(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5.03.19 14:30

단순한 연애 리얼리티가 아닌 사랑의 의미 고찰하는 사회학 위크숍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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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시작할 때 우리는 다양한 조건을 따져본다. 키, 피부, 이목구비 같은 외형적 요소부터 학벌, 직업, 소득, 성격, 취미, 정치 성향까지. 나열해보면 신경 써야 할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하지만 연애란 결국 감정이 이끄는 흐름 아닌가. 결혼처럼 평생을 약속하는 단계가 아니라면, 때로는 운명 같은 우연에 몸을 맡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운명’이라는 단어가 개입되는 순간, 이야기는 달라진다. 연애는 감정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운명은 때때로 우리의 선택보다 강한 힘을 갖는다. 만약 나의 직업이 점술과 연관되어 있고, 나아가 내가 모시는 신까지 연애에 영향을 미친다면? 사랑의 기준은 감정이 아니라, 이미 예정된 운명의 흐름이 되는 걸까.

지난달 25일 첫 방송된 SBS ‘신들린 연애2’는 운명과 사랑을 결합한 독특한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각 분야의 용한 MZ 점술가들이 자신과 타인의 운명을 점쳐보며 본인의 연인을 찾아 나서는 과정을 그린다. 지난 시즌 화제를 모았던 이 프로그램은 이번에도 예측 불가한 러브라인과 강력한 서사로 시청자에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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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그램이 여느 연애 리얼리티와 차별화되는 건 ‘운명’이 전제된 연애라는 점에 있다. 일반적인 연애 리얼리티가 단순히 ‘이 사람을 선택할 것인가?’에 집중한다면 ‘신들린 연애2’는 ‘운명이 정한 상대를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운명과 현실이 충돌하는 과정 속에서 출연자들은 사랑을 탐구하고, 시청자를 ‘내가 저 상황이라면?’이라는 고민 속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인다.

‘신들린 연애2’는 출연자들이 처음 등장해 상대를 선택하는 방식부터 색다르다. 출연자들은 ‘신명당’이라 불리는 공간에서 이름도 얼굴도 모른 채, 오직 사주만 적힌 푯말을 보고 상대를 선택한다. 무당은 신의 계시를 따르고, 점성술사는 별자리를, 사주 전문가는 사주의 기운을 본다. 무속인 장호암은 “신령님이 점지해 주신 분이 있다”며 신의 뜻을 따르려 했고, 점성술사 김유정은 “사자자리의 기운”을 언급하며 별자리로 연애를 해석했다. 반면 무속인 이강원은 신의 뜻과 자신의 감정이 어긋나는 경험을 하며 “할매와 의견이 갈려 싸웠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점술적 결과가 연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까진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그들이 믿는 세계에서는 ‘운명’이라는 것이 명확히 존재하는 듯 보였다.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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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막상 연애가 시작되면서 이야기가 복잡해진다. 무속인 이강원이 “신령님이 점지해 준 분”이라며 무속인 이라윤을 선택했지만, 막상 데이트를 하고 난 후 이라윤은 “마음이 완전히 따라가지는 않는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운명이 가리킨 상대라고 해도, 감정이 이를 따라가지 않는 순간이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이번 시즌의 가장 큰 변수는 ‘황금 용’ 윤상혁의 등장이다. 뒤늦게 합류한 그는 연애 리얼리티의 필수 요소인 ‘메기효과’(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후발 주자를 투입하는 전략)를 극대화한다. 187cm의 큰 키에 비율까지 좋은 그가 등장하자 여성 출연자들의 시선이 한꺼번에 쏠린다. 특히 이강윤과 관계를 이어가던 이라윤은 윤상혁과의 대화 이후 어쩐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새로운 전개를 예고한다. 무엇보다 윤상혁은 “운명보다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기에 점술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기존 출연자들과 대조를 이룬다. 이런 윤상혁의 존재는 칼럼의 제목처럼 ‘운명이냐 마음이냐’라는 고민을 던진다.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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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부터 이어진 ‘신들린 연애2’의 흥미로운 점은 출연자들의 직업적 특성이 연애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에 있다. 무속인, 점성술사, 타로 마스터, 사주 전문가라는 직업은 단순히 누군가의 미래를 내다보고 점을 ‘봐 주는 일’에서 끝마치는 게 아닌, 점술이 곧 삶의 일부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연애를 할 때에도 상대가 점괘를 얼마나 신뢰하는지, 운명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조차 중요한 변수가 될 테다. 앞서 누군가는 “신의 뜻을 따르는 것이 맞다”고 말했지만, 상대방은 “신의 뜻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내가 선택해야 한다”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기존 연애 리얼리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사랑은 감정이 시키는 일이다’ ‘사랑의 유효기간은 3년이다’ 흔히 들어온 말이다. 하지만 살아오면서 누구나 한 번(사실 한국인이라면 그 이상)쯤은 ‘운명’이란 단어에 자신을 대입해 봤을 테다. 연애부터 결혼 상대까지 결국 정해진 짝은 있는 것일까. 그 ‘정해진’ 무언가에서 어긋난 길을 갔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이렇게 불행한 결과를 얻었을까 하는 고민을 하면서. 이 연장선에서 사랑은 운명의 선택일까, 아니면 본능 혹은 마음이 이끄는 흐름일까. ‘신들린 연애2’는 이 질문을 처음부터 던진다. 신의 점지를 믿고 선택한 연인이 과연 마지막까지 함께할 수 있을까? 아니면 감정의 변화에 따라 운명을 거슬러 가게 될까.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연애 리얼리티가 아니다. 점술과 연애가 결합되면서 ‘운명’이라는 개념이 새롭게 해석되고, 출연자들은 이를 통해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고민한다. 결국 마지막까지 신의 선택과 사랑의 선택이 일치할까. 혹은 운명을 거슬러 본능이 이끄는 대로 사랑을 찾게 될까. ‘신들린 연애2’가 그려낼 마지막 순간이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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