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지안, 여전히 채울 게 많은 도화지 [인터뷰]

원지안, 여전히 채울 게 많은 도화지 [인터뷰]

이덕행 ize 기자
2026.01.19 16:37
원지안은 디즈니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 이케다 유지 역을 맡아 일본 야쿠자 역할을 연기하며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로 인정받았다.
/사진=흰엔터테인먼트
/사진=흰엔터테인먼트

러블리한 매력으로 차세대 로코퀸 자리를 예약하는 동시에 서늘한 일본 야쿠자를 연기할 수 있는 배우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런 가운데 원지안은 그 흔치 않은 배우 중 한 명이다.

커리어 전체를 놓고 봐도 그렇다. 이제 데뷔한 지 햇수로 5년 차가 됐지만, 원지안의 커리어는 다양한 캐릭터들로 가득 차 있다. '도화지 같다'는 우민호 감독의 평가가 단순히 하얀 피부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실제로 만나본 원지안은 흰 도화지를 계속해서 다채롭게 채워나갈 것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디즈니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연출 우민호, 극본 박은교·박준석)에 출연했던 배우 원지안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원지안은 "감사하고 보람찼다"는 소감을 시작으로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메이드 인 코리아'는 부와 권력에 대한 야망을 지닌 남자와 그를 막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검사, 시대의 소용돌이 속 펼쳐지는 이야기다. 원지안은 이케다 조직 실세이자 늙은 이케다를 제치고 조직을 접수하려는 야망을 가진 이케다 유지(최유지) 역을 맡았다.

"스케일이 큰 작품일 것 같다는 첫인상을 받았어요. 제가 이케다 유지 역으로 참여했을 때 시너지가 날까 고민했어요. 야쿠자를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부담도 있었어요. 그런데 감독님께서 저에게서 날카롭고 칼날 같은 이미지를 느끼셨다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감독님께서 저를 믿어주셨으니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려고 했어요."

강렬한 외관부터 일본어 연기까지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원지안은 자신만의 방식대로 캐릭터를 구축해 나갔다.

"이미지만 보면 백기태와 굉장히 흡사하기도 해요. 저도 '최유지=여자 백기태'라고 생각했어요. 또 목소리도 그렇고 일본어 연기도 현장에서 선생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나머지는 만나는 인물과 관계에 있어서 다르게 대하려고 노력했어요."

'메이드 인 코리아'는 백기태(현빈)와 장건영(정우성)을 중심으로한 남성 서사가 주를 이루는 작품이다. 이런 큰 틀 속에서 원지안 역시 '야쿠자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중심을 이루고 감독님도 요구하셨던 것이 '야쿠자 같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어요. 싸움보다는 거래를 하는 로비스트의 위치지만, 조직의 실세처럼 느껴지게 하려면 자세나 걸음걸이, 제스처에서 많은 재료를 가지고 있어야 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일본 야쿠자가 나오는 드라마도 챙겨보고 감독님이 디즈니 '쇼군'을 추천해 주시기도 했어요. 야쿠자라는 단어가 가진 투박한 느낌과 이케다 유지가 가진 예민함, 기민함을 조화롭게 표하고 싶었어요."

/사진=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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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의 흐름 상 이케다 유지는 백기태와 자주 마주친다. 그러다보니 시청자들은 두 사람의 관계가 단순 비즈니스인지 그 이상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나타냈다. 원지안은 자신이 생각한 백기태와 이케다 유지의 관계성과 백기태를 연기한 현빈에 대한 감사를 함께 전했다.

"유지의 성격 상 비즈니스 관계가 가장 중심에 있다고 생각했어요. 호감은 알듯 말듯 몇 스푼 정도 들어갔고요. 연기할 때는 비즈니스 관계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내용 전개상 현빈 선배님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우민호 감독님과 전작부터 함께 해서 그런지 여유가 있으시더라고요. 저는 까마득한 후배고, 도전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서 긴장했거든요. 현빈 선배님께서 잘 적응하고 연기할 수 있게 배려해 주셨어요. 저도 나중에 후배가 생긴다면 현빈 선배님처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부분이 감사했어요."

스스로 돌아본 이번 작품에서의 여기는 어땠을까. 원지안은 "만족한다"면서도 "아쉬움이 남지 않은 적은 없었다"고 돌아봤다.

"만족하지만 동시에 아쉬움이 남지 않은 적은 없었어요. 이번에는 해외 촬영이나, 다른 언어로 연기하는 것처럼 처음 경험하는 것이 많았거든요. 그래도 잘했다 싶은 지점이라면 외국인인 릴리 프랭키 배우와 호흡을 맞췄던 게 생각보다 편했어요. 가장 긴장많이 했던 부분인데 감독님도 호흡이 잘 맞는 것 같다는 칭찬을 해주셨어요. 다만 신체적으로는 더 힘이 있었으면 좋겠더라고요. 긴장을 많이 하다 보니 살이 빠지더라고요."

다행이라면 아쉬움을 만회할 수 있는 시즌2가 제작된다는 점이다. 현재 한창 시즌2를 촬영 중인 원지안은 촬영 소감과 함께 이케다 유지의 행보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두 번째 만남이다 보니 확실히 익숙해지고 편해졌어요. 해야 할 걸 잘 하면서 후회 없이 찍고 싶어요. 유지 입장에서 시즌2에서 서사가 마무리되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움직일 예정이에요. 본인이 원하는 최고 권력을 위해 거침없이 직진할 것 같아요."

/사진=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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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코리아'가 공개되던 시기, TV에서는 박서준과 함께한 '경도를 기다리며'가 공개되고 있었다. 원지안은 '경도를 기다리며'에서는 러블리한 모습으로 극과극의 매력을 보여주며 다채로운 스팩트럼을 자랑했다.

"신기하기도 하고 이래도 되나 싶기도 했어요. 다른 장르의 다른 캐릭터가 (비슷한 시기에) 나온 건 처음이라 주변 반응 살피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가족들도 재미있어하더라고요. 보는데 좀 혼란스러웠지만, 열심히 찍었던 작품들이라 기분이 좋았어요."

데뷔작 'D.P'를 시작으로 '오징어 게임'을 거쳐 '메이드 인 코리아'와 '경도를 기다리며'에 이르기까지, 2020년 데뷔한 원지안은 이제 5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쉬지 않고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대부분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쉬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 자체가 감사해요. 맡은 바에 책임감을 느끼는 편이라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운이 맞물려서 감사하게도 과정들이 쌓인 것 같아요."

겸손하게 '운'이라고 표현했지만, 배우가 작가·감독의 선택을 받는다는 건 그만큼 매력이 있다는 의미다. 원지안은 최근 우민호 감독에게 들었던 말을 소개하며 다양한 모습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운이라는 건 주변 사람들의 노력까지도 포함된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우민호 감독님과 작업하면서 '도화지 같다'는 말을 들었어요. 배우로서 들을 수 있는 칭찬 중에 좋은 말인 것 같아요. 실제로도 감독님들이 다양하게 보시더라고요. "

/사진=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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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경도를 기다리며'에서의 서지우 정도를 제외한다면 원지안은 그간 강한 캐릭터 성을 가진 인물을 연기했다. 그러면서도 매번 다른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원지안은 캐릭터를 구축할 때 첫인상을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첫인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감독님이나 의상·분장팀에서도 대부분 비슷하게 생각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처음 읽었던 첫 인상을 잊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이번에도 그랬어요."

데뷔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어떨까. 원지안은 "아직까지는 매번 새롭다"며 지난 5년을 되돌아봤다.

"연기할 때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매번 새로워요. 만나는 사람도 다르다보니, 맡은 캐릭터에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생각보다 다양한 나이대를 맡았는데 시간이 흐르면 이것보다 더 풍성하게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가장 체감되는 건 어떤 믿음이 생겼다는 점이고. 처음과 지금 가장 다른 부분은 사람을 대할 때 이제는 조금 더 다가갈 수 있고 적응할 수 있다는 점이예요."

원지안의 차기작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원지안은 다양한 장르에 대한 가능성과 함께 "저와 비슷한 나이대를 연기해보고 싶다"고 솔직한 바람을 털어놨다.

"장르 자체에 대해서는 아직 한계를 두고 싶지 않아요. 그래도 나이대는 조금 비슷한 나이대를 해보고 싶기는 해요. 좀 더 자신있게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경도를 기다리며'도 중간까지는 좋았어요. 그런데 제가 겪어보지 못한 세월을 연기하는 데는 많은 고민이 들더라고요. 함께한 선배님들은 '비슷한 것 같다'고 해주셨지만, 저는 불안하기도 하고 잘 표현해내고 있나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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