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회귀한 이한영 판사vs악마 같은 강요한 판사 [한수진의 VS]

지성, 회귀한 이한영 판사vs악마 같은 강요한 판사 [한수진의 VS]

한수진 ize 기자
2026.01.3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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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이 출연한 드라마 '악마판사'와 '판사 이한영'에서 같은 판사 역할을 맡았지만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했습니다. '악마판사'의 강요한은 오만하고 법을 넘어서는 권력자로, '판사 이한영'은 몰락한 과거를 반성하고 속죄하는 생존자 판사로 묘사됩니다. 두 인물은 외형과 말투, 행동 방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각각 속죄의 옷과 권력의 갑옷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닙니다.
사진제공=(주)바이포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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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에는 늘 비교가 따라붙는다. 같은 시간대에 공개되는 작품, 비슷한 위치에 놓인 배우와 가수, 한 장르 안에서 다른 선택을 보여주는 사례까지. 우리는 이미 일상적으로 'VS'를 떠올리며 보고 듣고 말한다. 이 코너는 이런 비교를 출발점 삼아 '차이'가 어떤 재미와 의미를 낳는지를 살핀다. 같은 판에 놓였지만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두 대상을 나란히 놓고 각각의 방식과 매력을 면밀히 짚는다. <편집자 주>

지성이 또다시 판사복을 입었다. '악마판사'(2021)에 이어 '판사 이한영'(2026)에서다. 같은 배우, 같은 직업이지만 두 인물의 결은 정반대다. '판사 이한영'의 이한영이 몸을 낮춘 채 판을 움직이는 '나 죽었소'형 판사라면, '악마판사'의 강요한은 오만함을 전면에 내세운 '내가 제일 잘났소'형 판사다.

사진제공=(주)바이포엠스튜디오
사진제공=(주)바이포엠스튜디오

회귀한 생존자 vs 타고난 지배자

이한영은 몰락을 전제로 출발하는 인물이다. 첫 번째 삶에서 그는 기세등등한 처가의 권력에 기대 살아온 판사였다. 거대 로펌의 하수인으로 움직였고, 정의보다는 안위를 선택했다. 그 결과는 추락과 죽음이다. 이한영의 회귀는 능력의 리셋이 아니라 윤리의 재설계다. 무엇을 외면했고, 그 외면이 누구를 죽였는지를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에서 두 번째 삶을 시작한다.

반면 강요한은 처음부터 정상 궤도에 서 있다. 그는 잘나가는 판사이며, 재벌과 고위 권력자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다. 몰락의 기억도, 반성의 계산도 필요 없다. 그는 법을 집행하는 위치에 있으면서 동시에 법을 넘어서는 인물이다. 악을 악으로 처단하는 데 망설임이 없고 스스로를 의심하지도 않는다.

이한영이 각성 후 과거의 실패를 안고 살아남으려는 생존자라면, 강요한은 애초에 패배를 상정하지 않는 지배자다.

사진제공=(주)바이포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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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판사 vs 고개 든 판사

두 인물의 차이는 외형에서부터 분명하다.

이한영의 헤어스타일은 이른바 '덮머'(덮은 머리)다. 안경을 써 눈매를 부드럽게 누르고, 말투 역시 조심스럽다. 첫 번째 삶에서 몸에 밴 주눅과 자기검열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다. 회귀 이후 거악을 척결하겠다는 분명한 목표를 품고 있지만, 그의 움직임은 끝까지 신중하다.

강요한은 올백 헤어스타일에 또렷한 눈매를 강조한 메이크업을 하고 등장한다. 고개는 늘 위로 향해 있고, 시선은 상대를 내려다본다. 그의 말투에는 주저가 없고, 행동에는 망설임이 없다. 그는 재판정에서조차 연출의 중심에 선다.

같은 판사복을 입었지만, 한 명에겐 속죄의 옷이고 다른 한 명에겐 권력의 갑옷이다.

사진제공=(주)바이포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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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한의 자기반성 vs 독선적 단죄

이한영의 정의 구현은 은밀하고 계산적이다. 그는 직접 나서기보다 사람을 설득해 우군을 만든다. 검사를 제 편으로 끌어들이는 과정 역시 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신뢰의 축적이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장면조차 통쾌함보다 '거악의 내부 한발 다가섰다'는 긴장감을 남긴다.

강요한은 국민시범재판이라는 쇼의 중심에서 악을 단죄한다. 선고는 곧 처벌이고, 처벌은 곧 응징이다. 재벌이든 고위 공직자든 예외는 없다. 다만 그 정의는 법의 절차가 아니라 개인의 판단에 기반한다. 폐수를 방출한 대기업 회장에게 235년형을 선고한 장면이 이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그래서 그는 천사로 칭송받지만 그 기저에 악마 같은 독선이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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