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새 월요 예능 ‘아니 근데 진짜!’는 새로우면서 친근하다.
‘변화무쌍 콘셉트로 선보이는 신개념 토크쇼’라는 기획 의도인데 MC들이 새로운 캐릭터와 설정으로 변신해서 진행하는 토크쇼다. 캐릭터를 부여해 상황극을 연기하면서 토크하는 방식이 기본 포맷인 예능이라 새롭다.
그러면서도 탁재훈과 이상민이 MC라 익숙하다. 이 둘은 최근 종영한 ‘신발벗고 돌싱포맨’(이하 ‘돌싱포맨’)의 핵심 멤버다. ‘미운 우리 새끼’의 스핀오프로 출발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 히트 프로그램이 됐던 ‘돌싱포맨’은 장기화되자 달도 차면 기울 듯 시청률 하락세를 겪었다.
거기다 이혼남들의 수다 콘셉트였던 기본 틀이 MC 이상민과 김준호의 재혼으로 균열이 생겼다. 결국 종영으로 결정났지만 탁재훈과 멤버들의 조합은 예능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카드이기에 그냥 버리기 쉽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돌싱포맨’이 종영한지 두 달도 안 돼 탁재훈과 이상민 조합의 예능이 등장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돌싱포맨’ 종영 당시에도 탁재훈과 멤버 일부를 활용한 예능은 다시 등장할 것이라는 방송가의 예측이 많았다.
‘아니 근데 진짜!’가 ‘돌싱포맨’ 종영 후 바로 시작된 것을 보면 ‘돌싱포맨’ 종영과 ‘아니 근데 진짜!’의 편성은 동시에 준비됐을 가능성도 높다. 그런데 ‘아니 근데 진짜!’의 친근함은 ‘돌싱포맨’과의 연관성 때문만은 아니다.

‘아니 근데 진짜!’의 익숙함은 다른 MC 이수지와도 연결된다. 탁재훈과 이수지는 이미 6개월전 ‘마이턴’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마이턴’은 이경규가 탁재훈 추성훈 이수지 등으로 아이돌 그룹을 만든다는 내용. 과거 ‘음악의 신’류의 페이크 다큐를 부활시켜 관심을 끌었지만 시청률은 2%대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아니 근데 진짜!’가 이런 구도가 된 것은 ‘미운 우리 새끼’와 ‘돌싱포맨’ ‘마이턴’ 제작진이 교집합을 갖는 동일 유니버스의 예능 프로그램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돌싱포맨’에서 버리기 아까운 자산들을 가져오고 ‘마이턴’에서 가능성을 본 예능 장치들을 결합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으로 여겨진다.
첫 선을 보인 방송분에서는 교도소나 2:2 미팅 상황극 속에 토크가 이뤄지는 방식으로 꽁트와 토크 재미를 동시에 추구했다. 꽁트 연기를 할 때는 상황극 속의 캐릭터인 부캐로 연기하고 토크에서는 현실의 본인 에피소드들로 재미를 추구해 본캐가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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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에 ‘돌싱포맨’을 결합한 듯한 이 구도에서 상황극의 중심은 이 분야의 달인인 이수지가 중심을 잡고 토크에서는 탁재훈과 이상민이 주도했다. 그러면서 곁가지 재미로 발바닥 때리기 같은 게임을 삽입하거나 탁재훈이나 게스트 추성훈의 노팬티 이야기, 그리고 탁재훈의 팬티 색깔을 보여주는 장면 등 성적인 개그 코드도 더해졌다.

‘아니 근데 진짜!’가 인상적인 부분은 본캐와 부캐를 적극적으로 전환하면서 사용한다는 점이다. 부캐의 개념을 정착시켰던 ‘놀면 뭐하니’를 생각해보면 유산슬 부캐에서 본캐 유재석이 튀어나올 경우 그 상황을 살짝 개그 소재로 쓰기는 하지만 곧바로 단호히 차단하는 모습이 기본이었다.
‘아니 근데 진짜!’에서는 교도소 죄수 부캐 연기로 재미를 추구하다가 분위기가 좀 처지면 본캐 현실 상황의 웃긴 에피소드 토크로 급전환해 웃음 동력을 이어가는 식이다. 반대로 미팅 설정에서 게스트 전소민의 현실 생활 특이한 점을 이야기하며 웃기다가 미팅 참가자 부캐 연기로 변환해 재미를 이어가기도 한다.
이런 본캐와 부캐의 스위칭은 과거 예능에서도 잔잔하게 존재하기는 했지만 이처럼 프로그램의 포맷으로 근간에 놓고 쓰기는 이번이 처음인 듯하다. 다만 페이크 다큐도 본캐와 부캐를 둘 다 쓰는데 여기서는 둘 사이를 오가기보다 아예 뒤섞어 쓰는 방식이다. 아마도 제작진은 페이크 다큐였던 ‘마이턴’의 경험을 접목시켜 ‘아니 근데 진짜!’의 틀을 잡지 않았나 싶다.
모든 예능은 친근함과 새로움을 동시에 추구하며 등장한다. 시청자들을 친근함으로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새로움으로 사로잡기 위함이다. 하지만 성공하는 예능으로 남으려면 친근함과 새로움의 결합 그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어야 한다. ‘아니 근데 진짜!’의 본캐와 부캐 스위칭이 그 이상의 무엇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최영균(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