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약성 진통제를 먹을 정도로 아픈데도 37살 남편을 아기처럼 보살피고 집안일까지 책임지는 아내가 이혼 고민을 털어놨다.
지난 29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는 37살 남편을 37개월 아이처럼 다루는 아내와 아이같이 아내에 의지하는 남편, 결혼 9년 차 '베이비 부부'가 출연했다.

아내는 선천적 척추분리증으로 두 차례 수술과 네 차례 시술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아동복지 기관에서 보육사로 일했던 아내는 치료 과정에서 일을 그만두게 됐고, 지금은 통증이 심할 땐 마약성 진통제로 버틴다고 밝혔다.
아내는 통증을 딛고 일어나 저녁 밥상을 준비하고, 남편 영양제와 신발 깔창까지 하나하나 챙겨줬다. 그러나 남편은 거실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에만 몰두했다.

심지어 아내는 약 12시간 동안 야간 식자재 배송 일을 하는 남편을 회사까지 데려다줬다. 남편 출퇴근길 운전만 8시간에 달했으나, 남편은 운전하는 아내 옆에서 코를 골며 자 충격을 안겼다.
보험 영업직을 했던 남편은 월 700~800만원을 벌었고, 부부의 월수입만 1000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남편은 결혼 후 영업 실적이 급격히 떨어졌다.
남편은 "아내를 만나고 결혼하게 됐는데 뭔가 다 이룬 느낌이더라. 먹고 살아야 하니까 일은 하지만 번아웃이 와 급격하게 의욕이 떨어졌다"고 고백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친구에게 보험 계약 사기를 당하면서 되려 8000만원 빚이 생기게 됐다. 고액 보험에 가입해주겠다던 친구의 보험료를 대납해줬는데 알고 보니 사기죄로 계좌가 압류된 상황이었다.
남편 빚을 막기 위해 아내가 대출까지 받으면서 2023년 8월 결국 파산하게 됐다.

남편은 잘 챙겨주는 아내가 마사지를 부탁해도 척척 들어주는 등 차분한 모습을 보였으나, 아내는 "남편의 욱하는 성격"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과거 아내의 외삼촌 회사에 다녔다는 남편은 술에 취한 아내의 외숙모에게 전화를 받은 뒤 이유 없이 욕설을 듣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당시 남편은 외숙모가 퍼부은 욕설을 똑같이 따라 하며 폭발했고, 결국 퇴사하게 됐다. 남편은 "약간 눈이 돌아갈 때가 있다"고 인정했다.
독자들의 PICK!
아내는 "남편이 보험 영업 일을 했을 때도 누군가 불만을 제기하면 기분 나빠도 들어줘야 하는데 안 들었다. (지인이었던) 고객이 저한테 항의하는 일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지금 일도 항의가 계속되면 못 하게 되지 않나. 그래서 불안하다"며 "지금 일도 남편이 욱해서 그 문제로 잘리거나 그만두게 되면 이혼 생각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까지 기회를 주고 챙겨주고 밥을 떠먹여 줬는데 스스로 내려놓는 건 이 사람한테는 더 이상 희망이 없는 거 같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내 삶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편은 욱하게 되는 지점을 잘 모르겠다며 "똑같은 주제에서 화가 났다면 아내에게도 화를 내야 하는데 다른 사람이 그러면 순간 (화가) 올라올 때가 있다"고 했다.

이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대부분 화가 날 만한 상황이 있는데 남편이 화가 나는 상황은 그런 게 아니라서 걱정하는 거다. 예측이 안 되지 않나. 어디로 튈지 모르니 불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편은 자기중심적이다. 이기적인 것과 다르다. 남편은 자기 입장에서만 바라본다. 자기중심적인 건 아이들의 특성"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들어갈 무렵이 되면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는데 남편은 기본적으로 그런 것에 미숙한 것 같다. 자기 상태가 좋을 땐 화 안 내고 너그러운데, 자기 상태가 나쁠 땐 화낼 만한 일이 아닌데 화가 난다"고 설명했다.
오은영 박사는 "회복 탄력성이 너무 떨어진다. 한 번의 좌절, 위기에도 끝장이라고 생각한다. 삶의 굴곡이 있는데 내리막길엔 깽판을 친다. 끝장을 본다. 관계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파괴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내는 누군가를 보살피고 돌보고 이끌어줄 때 만족감을 느낀다. 남편은 보살핌이 필요한 사람이다. 아내 입장에서는 내 말을 잘 듣는 사람이 낫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남편의 자조 능력이 떨어져 있다며 "(아내가) 자꾸 이러다 보면 남편은 아이처럼 무기력해진다. 남편을 보살필 시간에 본인을 보살펴야 하고, 차라리 일하면 생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