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키즈는 한국에서 인기가 없다는 착각에 대하여 [K-POP 리포트]

스트레이키즈는 한국에서 인기가 없다는 착각에 대하여 [K-POP 리포트]

김성대(대중음악 평론가) ize 기자
2026.07.0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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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 고집과 대중적 유행의 우연한 엇갈림에서 비롯된 착시현상

스트레이 키즈는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으나 국내 음원 차트 성적 등으로 인해 한국 인기가 낮다는 착시현상을 겪고 있다. 이는 이지 리스닝을 선호하는 국내 대중성과 달리 마니아적이고 독창적인 음악을 추구하는 그룹의 특성과 잦은 해외 일정으로 인한 국내 인지도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다. 하지만 앨범 판매량과 대규모 국내 콘서트 동원력은 이들의 저력을 증명하며, 세계적인 환호는 스트레이 키즈만의 정체성과 예술적 고집이 만들어낸 성과로 분석된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왜 4세대는 건너뛰나요?”

미국 소셜 뉴스 웹사이트 레딧 유저들은 한동안 4세대 K-POP 보이그룹들이 세계 지명도에 비해 한국에선 왜 인기가 미지근한지를 놓고 갑론을박했다. 그 갑론을박의 중심에는 스트레이 키즈가 있었다. 앨범 여덟 장을 연속으로 1위에 올리며 빌보드 차트 역사에서 대기록을 세우고 글로벌 팝 시장을 거의 ‘씹어먹고’ 있는 저들이 정작 한국에선 고전하고 있는 듯 보인 거다. 물론 그건 ‘비교적’인 것이고 상대적인 것이다. 왜냐하면 국내에서 인기가 낮다고 하기에 400만장을 웃돈 3집 ‘★★★★★ (파이브-스타)’의 초동 판매고와 지난 5월 16~18일 3일간 서울월드컵경기장 단독 콘서트에서 15만 관객을 동원한 일은 무시 못할 기록이기 때문이다.

정답은 없겠지만 많은 이들이 스키즈가 처해있(다고 믿)는 ‘상대적 외면’의 주요 근거로 국내 음원 차트에서의 부진을 꼽는다. 특히 이용자가 가장 많다는 이유로 멜론 차트 순위를 인기의 바로미터로 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따져보자. 팬덤의 ‘총공’에 취약한 것은 물론 그로 인한 특정 곡의 장기간 상위권 독식이 문제로 지적되어 온 것에 더해, 이용자들이 유튜브 뮤직 같은 글로벌 플랫폼으로 빠르게 이탈 중인 상황에서 해당 차트의 상위권에 들지 못하는 일이 앨범 한 장의 스포티파이 누적 스트리밍만 15억 건을 달성한 스키즈의 인기 가늠 척도가 된다는 건 분명 어색하다. 차라리 스키즈 입덕 포인트인 자체 프로듀싱이라는 그룹의 장점, 즉 쓰리라차의 ‘마라맛’에 대한 호불호가 국내와 해외 간 인기의 온도 차에 영향을 주었다고 보면 어떨까.

이를 설명하기 위해선 대중성과 마니아 차원으로 논점을 넓혀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흔히 대중은 보편적이고 원초적인, 그러면서 쉽고 직관적인 콘텐츠를 선호한다. 그래서 대중성을 지닌 콘텐츠는 유행에 민감하고 사람들은 거의가 즐기던 것의 유행이 지나면 대체재를 찾아 떠나기 십상이다. 반면 마니아들은 복잡하고 마이너하며 분석적인 것에 매력을 느끼는데, 콘텐츠를 즐기기 위한 어느 정도의 배경지식이 요구되는 건 그래서다. 이 자발적 진입 장벽은 넓고 얕은 대중성과 달리 좁고 깊은 '덕후'의 충성도를 불러온다. 여기서 하드코어 EDM과 하이브리드 트랩, 록과 국악 크로스오버 등 여러 장르의 거친 공존을 표방하는 스키즈의 경우는 단연 후자다. 다시 말해 멜론을 비롯한 국내 음원 차트들이 반영하는 가치, 즉 이지 리스닝과 밝고 감성적인 음악이 지닌 보편성 또는 대중성보다 스키즈는 코어 팬덤과의 은밀하고 강렬한 교감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창작에 임하는 것이다. 이는 다시 자신들의 이야기를 자신들이 직접 만들어 전달하는 아티스트를 높이 사는 해외(특히 서구권) 음악 팬들에게 익숙한 문법으로서 작금 스키즈 글로벌 인기의 핵심 비결로도 분석된다. 실제 방찬은 YTN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처음엔 음악이 너무 시끄럽다는 말도 들었어요. 그래도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걸 했습니다. 음악엔 정답이 없으니까요. 우리가 즐기는 걸 할 뿐입니다.”

무릇 예술에서 독창성이란 남이 보거나 듣고 싶어 하는 것보다 내가 감상하고 싶은 걸 만드는 사람에게서 배어나기 마련이다. 반면 흥행과 대중성은 나보단 세상이 원하는 걸 만들어내야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스키즈 경우에서 보듯 독창적이고 마니아적인 것이 흥행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다만 그 특별한 성취감은 비범한 재능이 결부될 때 주로 따른다. 아티스트의 개성보단 트렌드를 반영하는 쪽에 특화되어 있는 국내 음원 차트 들에서 스키즈가 고전하는 듯 보이거나 다른 탑티어 보이그룹보다 인기가 덜해 보이는 건 그래서 당연한 결론일지 모른다. 어쩌면 그것은 예술적 고집과 대중적 유행의 우연한 엇갈림에서 비롯된 착시 현상이리라는 생각마저 든다.

한편으론 이렇게 볼 여지도 있다. 월드 투어 등 빡빡한 해외 일정이 스키즈의 국내 일정 소화를 물리적으로 힘들게 하고 있는 건 아닌지다. 대중은 자주 보이고 자주 만나야 호감도 정도 주는 집단이라 아무래도 해외 활동이 잦은 스키즈 입장에선 한국 대중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불가피하게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한국 K-POP 팬들에겐 선택지도 많다. 관심의 분산은 아티스트의 인기 분산으로 이어지는 법. 하물며 팬 한 사람이 한 그룹만 좋아하라는 법도 없으니 마이(MY) 또는 다이브(DIVE)가 아미(ARMY) 혹은 스테이(STAY) 일지도 모른다는 건 얼마든지 가정해 볼 수 있는 변수다. 앞서 인기 분산을 얘기했으니 이건 정성의 분산(?) 정도로 얘기해 볼 수 있을까. 아무래도 하나에 올인하기보다 다수에 마음을 주면 데이터는 팬들의 얇아진 마음을 대번에 알아차리고 인지도에 반영해 버리는 것일 테니, 이 역시 국내에서 스키즈가 비교적 덜 알려진 세계적인 보이그룹으로 여겨지게 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그리고 해외 팬들이 잊지 말아야 할 건 한국의 언론 및 여론이 단 하나 보이그룹 또는 K-POP의 상징으로서 언제나 BTS를 연호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회자될 뿐, 그 업적과 가치에선 스키즈도 저들에 버금가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스키즈가 이룬 빌보드 차트에서의 대업도 이루기 전엔 한없이 멀고 높아 보였지만 이루고 나면 둔감해지게 마련인 인간의 심리 때문이지, 그 성취 자체를 가볍게 치부해선 곤란하다. 다만 그 고지 점령을 최초로 한 보이그룹 타이틀을 갖지 못한 게 스키즈 입장에서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일 터. 어쨌든 한국에서 ‘빌보드 1위’의 첫 정복자는 BTS였으니까 말이다.

어쩌면 질문이 잘못된 것일지도 모른다. 왜 한국에선 4세대 보이그룹들을 건너뛰는지, 왜 한국인 들은 스키즈에 덜 열광하는지보단, 왜 세계가 한국인들보다 스키즈에 더 환호하는가에 초점을 맞춘다면 보다 생산적인 담론이 될 법하다. 이건 정말 사실이다. 당장 스키즈의 뮤직비디오 아래 달린 댓글들만 봐도 해외 팬들이 훨씬 많다. 딱 5분만 시간을 내 유튜브에 가서 ‘stray kids live’를 검색해 보라. 일본, 프랑스, 브라질 할 것 없이 스테이들로 꽉꽉 들어찬 스타디움 공연 현장을 어렵지 않게 마주하게 될 것이다. 방찬과 현진이 말했듯 그 안에선 나사 하나가 빠진 듯한 ‘킹 받는 무대’가 거침없이 펼쳐지고, 이는 곧 위트와 재미로 수렴되면서 스트레이 키즈의 정체성이 된다. 그뿐인가. ‘신선놀음’ 뮤직비디오는 3일 만에 2,300만 뷰를 돌파했고, 최신 싱글 ‘RUN IT’은 발표 6일 만에 3,400만 뷰를 넘어섰다. 스키즈의 성공에 결정적 도화선이 되어준 ‘神메뉴’ 경우엔 5억 7000만 뷰에 220만 개가 넘는 댓글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저 댓글의 대부분도 외국인 들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해외에 비해 스키즈의 국내 인지도가 낮아 보이는 건 비교적 그런 것이고 따라서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다.

김성대(대중음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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