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사이버 레카들의 말을 믿으세요? '포식자들' [IZE 진단]

아직도 사이버 레카들의 말을 믿으세요? '포식자들' [IZE 진단]

윤준호(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6.10.2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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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모 쯔양 김수현 등 잇따르는 유명인들 대상 무차별 거짓 폭로
도를 넘어가는 사이버 레카들의 만행에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

웨이브 다큐멘터리 '포식자들'은 유명인을 대상으로 무차별적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사이버 레카의 폭력성과 위험성을 조명했다. 가로세로연구소의 의혹 제기로 피해를 입은 가수 김건모와 사업가 은현장, 그리고 이들의 실체를 파헤치다 공격받은 강경윤 기자의 사례가 상세히 다뤄졌다. 기사는 사이버 레카의 일방적 주장에 휘둘리는 대중의 자세를 꼬집으며 이들의 간교한 이야기에 대한 경계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TWS 싱글 2집 'TO US' 오피셜 포토 / 사진=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TWS 싱글 2집 'TO US' 오피셜 포토 / 사진=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포식자(捕食者)'. 다른 동물을 먹이로 삼는 동물을 뜻하는 명사다. 먹는 쪽은 포식자, 먹히는 쪽은 피식자다. 야생에서 이는 당연한 삶의 논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 세상은 야생이 아니다. 법과 제도, 상식과 온정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세기를 살아가는 인간 세상에 ‘포식자’가 존재한다면 그건 과연 누구일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웨이브 다큐멘터리 ‘포식자들’은 사이버 레커를 그 대상으로 지목한다.

‘포식자들’이 첫 손에 꼽은 사이버 레커는 당연히도 이미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김세의 대표와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다. 가세연은 정치적 이슈 외에도 연예계를 향해 끊임없이 의혹을 제기했다. 대중적 관심이 높은 인물과 사건을 건드려 관심을 얻고자 함이라 할 수 있다.

TWS 싱글 2집 'TO US' 오피셜 포토 / 사진=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TWS 싱글 2집 'TO US' 오피셜 포토 / 사진=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그 대표적 피해자는 가수 김건모였다. 지난 2019년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던 김건모는 약 3년에 걸친 경찰과 검찰 수사 끝에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이후 항고와 재정신청도 모두 기각되며 억울함을 입증했지만 아내와는 이혼했고, 오랜 기간 활동은 중단됐다.

하지만 ‘포식자들’이 확인한 피해자는 김건모 뿐만이 아니었다. 사이버 레커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수사를 이어온 경찰은 ‘포식자들’을 통해 "김건모 씨가 용기를 내 제보자로 나서며 주변 피해자들에 대한 공익 제보를 했다"면서 "수사를 통해 확인된 피해자만 최소 12명으로, 모두 이미지가 중요한 유명 연예인과 운동선수, 기업가들이었다"고 밝혔다.

‘포식자들’은 사이버 레커가 피식자의 영혼까지 좀먹어가는 과정을 상세하게 들여다봤다. 16일 공개된 1, 2회에서는 김세의의 구속영장 실질 심사 당일 풍경을 시작으로 김세의와 끝까지 싸웠던 사업가 은현장 씨, 강경윤 기자 등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사진제공=웨이브 
사진제공=웨이브 

사이버 레커들은 일단 타깃을 잡으면 집요하게 허위 사실을 유포하며 상대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장사의 신’이라 불리며 승승장구했으나 가세연의 각종 의혹 제기로 사면초가에 놓였던 은 씨는 "내 유튜브 채널이 승승장구하던 시기에 대북 송금과 주가조작에 관련되어 있다는 억측이 제기됐고, 해명 방송을 하던 중 김세의가 채팅창에 들어와 ‘끝까지 추적하겠다’라고 선포했다"라며 "이후로 사이버 레커들의 무차별적 공격이 계속됐고, 어머니와 딸 사진까지 온라인에 떠도는 것을 본 뒤 유튜브 운영을 중단했다. 100억 원 매출의 회사가 하루아침에 공중 분해된 것"이라고 전했다.

은 씨는 직접 싸운 반면 유명 연예인들의 경우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사이버 레커들은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거나 사이버 레커들의 의혹을 파헤치려 하면 그들까지 공격했다. ‘버닝썬 사태’를 세상에 알렸던 강경윤 기자도 그 피해자였다. ‘포식자들’에 등장한 강 기자는 "가세연이 의혹을 제기했던 ‘김건모 사태’의 진실을 파헤치게 되면서 본격적인 악연이 시작됐고, 이후로 나에 대한 악의적인 허위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포했다"면서 "다른 사이버 레커까지 가세해 딸까지 거론하는 상황이 되어 경찰서를 찾아갔으나, 유튜브상에서 괴롭히는 행위는 현행법상 처벌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털어놓았다.

혹자는 "왜 진실을 말하지 않느냐?" "맞서 싸우지 않느냐?"고 묻는다. 말은 쉽지만, 실천이 어렵다. 일단 사이버 레커들이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제기하면, 진위 여부를 따지기 전에 이미 엄청난 비판이 쏟아지며 피해자는 만신창이가 된다. 사이버 레커의 또 다른 피해자인 작가 소재원은 "사실인 양 둔갑하는 속도가 24시간을 넘기지 않았다"고 토로한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SNS 세상의 역기능이다.

사진제공=웨이브 
사진제공=웨이브 

포식자의 공격을 받은 피식자들은 제대로 반격을 하거나 진실을 밝히기 전 무너지기 일쑤다. 사이버 레커의 주장을 사실인 양 믿는 이들의 속출하기 때문에 정신적·심리적으로 코너에 몰린다. 이 때문에 은 씨는 "내가 없어져야 해결이 되나?"라고 한숨을 지었고, 보이그룹 오메가엑스의 멤버 재한은 "이걸 사람들이 믿는다고?"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가장 큰 문제는 사이버 레커로 인해 촉발되는 사회적 문제를 일반 대중이 그리 크게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로 인한 폐해가 크고, 허위 사실이 다수라는 것이 이미 입증됐다면 그들의 일방적 주장을 외면하고 의심하는 게 옳다. 하지만, 그들이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하면 다시금 휘둘리고 동요한다. 그래서 ‘포식자들’은 "누구나 표적이 될 수 있다. 잃을 것이 있다면 더 좋은 먹잇감"이라는 피해자들의 경고를 전했다.

여전히 대중들은 사이버 레커들이 던지는 그럴 듯한 먹이를 덥썩 문다. "재미있다"는 말로 정당화하기도 한다. ‘포식자들’이 사이버 레커의 폭력성과 위험성과 더불어 그들의 간교한 이야기에 여전히 귀기울이고 믿음을 보내는 일부 대중의 자세까지 꼬집어주길 바라는 이유다.

윤준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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