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재정경제부 정례브리핑 이슈는 단연 강남 재건축. "강남 재건축을 언제까지 묶어둘 수 없으니 투기에 대한 견제장치가 마련되면 규제를 풀어주겠다"는 박병원 재경부 차관의 발언 때문이었다.
그동안 강남 재건축에 2중, 3중의 족쇄를 채우고 8.31대책 전후로는 이에 대한 언급조차 아꼈던 만큼 정부 고위당국자의 발언은 논란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재경부는 정례브리핑 후 서둘러 한 문장짜리 참고자료를 냈다. "8.31대책에서 밝힌 바와 같이 기반시설부담금제 도입 등을 통해 개발이익환수가 전제되고 집값 안정세가 정착되면 강남 재건축 규제완화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앞서 꺼내놓은 발언을 주워담은 것이다.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며 여기저기서 비난의 화살을 받아 온 정부로서는 이번 재건축 관련 발언이 여간 부담스럽지 않았을게다. 부동산 규제에 대한 입장이 달라지지 않았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었을 입장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재경부의 강남 재건축 해프닝을 생각하면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라는 우화가 떠오르는 건 왜 일까.
강남 아파트값이 오르는 것은 수요에 비해 부족한 공급 때문이고 장기적으로 집값을 안정시키려면 수급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 강남권 주택 공급량 문제를 풀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열쇠는 바로 '강남 재건축'이다.
그러나 정부는 집값 상승을 우려, 이 열쇠를 쓰지 못하고 있다. 대신 송파, 판교를 비롯한 신도시 개발과 강북지역 광역개발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본질은 또다른 불안감으로 멀리한 채 '변죽'만 울리고 있는 셈이다.
강남 재건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가 즉시 얘기를 주워담은 정부. 하지만 강남 재건축은 그냥 포기하기에는 너무도 확실하고 매력적인 해결책이다. 정부가 제대로 된 방울을 만들어 주저없이 그 방울을 다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