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양극화의 딜레마

[기고] 양극화의 딜레마

정병순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
2006.06.21 09:28

8.31 부동산대책, 5.31 역풍 맞아

최근 양극화 문제와 이 문제의 동전의 양면인 부동산 문제가 우리 사회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외환 위기가 쓰나미같이 몰아쳤던 지난 97년 이후 우리 사회는 근본적인 변화를 겪으며 많은 과제를 확인하게 됐다. 10년이 지난 현재 소득이나 부동산 자산을 둘러싼 계층간 격차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둘러싼 논의와 해법이 백가쟁명이지만 어느 것도 뚜렷하고 효과적인 것이 없다고 느껴지는게 현실이다.

 

 우선 양극화 문제의 실태를 간단히 들여다보자.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사회적 불평등을 재는 잣대로 삼고 있는 것이 소득 지니계수다. 소득 지니계수로 보면, 지난 97년 0.283에서 98년 0.316으로 급상승했다가 다소 하락세를 보인 이후, 2004년부터 다시 증가해 2005년 현재 0.326을 기록하고 있다. 통상 0.4 이상일 경우 불평등이 매우 심한 수준임을 고려해 볼 때, 현재의 불평등도가 심각한 수준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는 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도래한 양극화 문제가 참여정부 들어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양극화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여러가지가 거론된다. 아무래도 경제영역에 초래되고 있는 다양한 격차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간, 산업간 존재하는 생산성 차이라든가 전체 고용의 50%를 넘나드는 비정규직의 문제가 그러하다. 실제, 2004년 기준으로 영세소기업(5인 이하)과 대기업(300인 이상)간 임금배율이 1.67에 달하고, 이와 중첩돼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임금배율 또한 2배를 상회하고 있는 현실이 계층간 소득격차를 심화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불어 양극화 문제에서 결코 도외시할 수 없는 다른 중요한 요인이 우리 사회에서 부의 주요 원천인 자산, 특히 부동산자산의 불평등한 분배가 자리하고 있다. 실제 노동연구원의 `노동패널자료'를 가지고 분석해 보면, 자산분배의 불평등은 지니계수가 0.7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소득불평등도의 두 배에 달하고 있고, 2003년을 제외하고 2000년 이후에 다소 심화되는 양상까지도 보이고 있다.

 

 양극화 문제의 원인이 경제영역에서 초래되는 다양한 형태의 격차와 부동산자산 분배의 심각한 불평등에 있다고 할 때, 그 해법은 자연히 이들 격차를 봉합하고 해소하는데 맞춰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최근 적극 모색하고 있는 동반성장이니, 사회적 안정망 구축이 그것이다.

 

 문제는 양극화의 해법을 모색하는데 있어서 정책적 딜레마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부동산 대책과의 관계에서 비롯한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을 해소하고 자산의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해 취한 처방이 부동산 보유세와 양도세 강화를 근간으로 하는 8.31대책이다. 이 대책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는 정책변수로서 금리와 세제 가운데 금리가 경제와 서민생활에 주는 부담을 고려해 세제를 핵심 정책수단으로 채택한 셈인데,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이 현재와 같이 유동성이 극도로 확대된 여건에서 실효성은 매우 의심스럽다. 더욱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논란에 제기됐듯이 세제변화는 양극화의 취약한 부문인 영세소기업이나 비정규직, 저소득계층에게 주는 영향이 훨씬 크다.

 

 이렇듯, 점차 심화되는 양극화 문제를 두고, 여러 정책 영역간 딜레마가 존재하고 있음은 양극화의 해결이 결코 쉽거나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시사한다. 결국, 양극화 해법은 이와 같이 상충될 수 있는 여러 정책을 두고 벌이는 시소게임과 같은 것으로, 정책의 조화로운 절충점 내지 황금비를 찾는 것이 성공의 주요 관건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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