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오지에서 이룩한 대우신화"

"아프리카 오지에서 이룩한 대우신화"

채원배 기자
2007.11.23 09:20

[해외건설 역사, 우리가 쓴다]⑨대우건설

오지(奧地). 사전적 의미는 해안이나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대륙 내부의 땅이다. 흔히 '탐험하다'는 말과 함께 쓰인다. 그만큼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는 것이다.

'오지'하면 떠 오르는 곳이 검은 대륙 아프리카다. 검디 검은 늪지대와 밀림지역 등 아프리카 오지에서 오늘도 새로운 신화를 쓰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 1등 건설사 대우건설이다.

'138억달러(약 13조원)' 아프리카 밀림과 늪지대를 헤쳐 나가며 대우건설이 리비아와 나이지리아에서 이룩한 실적이다.

대우건설이 아프리카에 진출한 것은 지난 1978년. 70년대말 당시 중동에 치우쳐 있던 해외건설시장의 다변화를 위해서다. 아프리카의 무한한 가능성을 남들보다 일찍 간파하고 석유 매장량이 풍부한 리비아와 나이지리아를 전략지역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세계 유수 건설사들도 자연·사회적 장벽을 뚫지 못하고 철수할 만큼 아프리카 시장 진입은 쉽지 않았다.

대우건설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내는 도전 정신과 열정으로 난공사 지역을 정복해 나갔고 그 결과 아프리카 건설 시장 강자로 우뚝 섰다.

'한편의 드라마'..나이지리아 우물공사부터 가스플랜트까지

지난 1978년 나이지리아에 진출한 대우건설의 첫 공사는 우물공사였다. 진출 4년째인 1982년 1889만달러에 불과한 우물공사를 수주한 것. 이후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화학공장, 질소비료공장과 소규모 토목공사 등 정부발주 공사를 수주했다.

그러나 1987년 이후 나이지리아 정전 불안과 경기침체로 인해 건설시장 전체가 소강상태로 진입하고, 나이지리아 정부의 추가공사 발주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이 때 대우건설이 새롭게 눈을 돌린 곳이 석유 메이저 업체의 발주공사. 가스플랜트 등 고부가가치의 플랜트 공사를 대우건설의 중장기 목표로 삼고, 일단 작은 공사를 시작으로 세계적인 석유개발 회사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로 한 것.

그래서 도전한 것이 늪지대 공사다. 늪지대 공사는 열악한 자연환경과 나이지리아 현지 원주민들의 공사방해로 다른 건설회사들이 기피하는 난공사다.

늪지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유전에서 생산된 석유와 천연가스를 모아 처리시설까지 운송하기 위한 파이프라인공사는 늪지대를 헤치며 나가야 하는 최고의 난공사였다. 숙소에서 한 두시간 떨어진 공사 현장은 육로로 접근이 어려워 직원들은 아침저녁으로 배벌미에 시달리며 보트로 출퇴근해야 했다. 나중에는 바지선에 현장숙소를 마련해 파이프라인을 따라 배로 끌고 다니며 공사를 진행했다. 식수나 식량은 보급선으로 실어나르고 직원들은 수상생활을 하며 공사를 했던 것.

선진국 건설업체들이 기피하는 틈새시장을 파고 들어가 성공적으로 공사를 마침으로써 쉘, 모빌 등 공사 발주처인 세계 메이저 석유회사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늪지대에서의 파이프라인 공사와 석유·가스집하시설 개보수 공사로 축적된 기술력, 발주처의 신뢰는 대우건설이 플랜트 설비기술의 총아라 할 수 있는 가스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는 기반이 됐다.

1997년 마침내 대우건설은 꿈에 그리던 보니섬의 나이지리아 가스플랜트 1·2호기 공사를 수주했다. 보니섬의 나이지리아 가스플랜트는 나이지리아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정제, 액화해 수출하는 시설이다.

↑나이지리아 보니섬 플랜트현장
↑나이지리아 보니섬 플랜트현장

가스플랜트를 처음으로 건설하는 것이었지만 대우건설은 유수의 선진 건설업체들을 제치고 정해진 공기내에 완벽하게 공사를 끝냈다. 이러한 대우건설의 공사수행 능력은 나이지리아 가스플랜트 3호기와 5·6호기 수주로 이어졌다.

대우건설이 지난 30년간 나이지리아에서 수주한 프로젝트는 총 58개, 38억달러. 현재 AFAM 복합화력발전소, 나이지리아 가스플랜트 5·6호기 등 9건의 공사가 진행중이다.

리비아 벵가지 '대우건설의 건축박물관'

대우건설이 리비아와 인연을 처음 맺은 건 지난 1978년.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에 가리우니스 의과대학 신축공사를 시작으로 리비아 건설시장에 진출한 이래 153건, 91억달러의 공사를 수주, 성공적으로 공사를 수행함으로써 리비아의 경제발전과 사회시설확충에 일익을 담당해왔다. 주택, 교육시설, 병원 및 의료시설, 호텔 및 상업용 빌딩, 도로 및 교량, 공항, 공공시설, 항만, 플랜트 등 거의 모든 공사를 수행한 것.

특히 벵가지중앙청사, 가리우니스 의과대학, 티베스티 호텔, 도로, 아파트 등 벵가지는 대우건설의 건축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비아 벵가지 정부청사
↑리비아 벵가지 정부청사

리비아가 UN 제대로 어려움을 겪는 동안에도 대우건설은 든든한 동반자로서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각종 공사를 수행, 리비아가 경제적 어려움을 이겨내는데 힘을 보탰다.

벵가지 한복판에 위치한 벵가지 중앙병원은 단적인 사례다. 올해 말 개원을 목표로 현재 인테리어,의료장비 설치 등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벵가지 중앙병원 공사는 지난 1984년 시작됐다. 무려 20년동안 병원을 짓게 된 것은 리비아가 UN제재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미수금 누적 등으로 공사진행이 어려워 여러차례 공사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공사를 포기하지 않았고 병원 개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리비아 벵가지 중앙병원
↑리비아 벵가지 중앙병원

최근 리비아가 대량살상무기 포기에 이어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면서 건설시장에도 파란 불이 켜졌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도 리비아와의 깊은 인연을 바탕으로 신규 사업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2억달러 규모의 와파(WAFA) 플랜트 건설 공사를 수주했고, 벵가지 복합화력 발전소 공사를 진행중이다. 벵가지 복합화력발전소 공사는 단순시공이 아니라 대우건설이 설계, 주기기 구매, 시공을 일괄적으로 수행하는 EPC(엔지니어링,조달,시공) 턴기방식의 공사로 대우건설의 발전소 건설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데 의의가 있다.

↑리비아 벵가지 복합발전소
↑리비아 벵가지 복합발전소

민간외교의 대명사 대우건설

대우건설은 지난 1976년 남미의 에콰도르 도로공사를 시작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한 이래 30여년간 전세계 41개국을 무대로 370여건, 280억달러의 공사를 수행, 한국건설의 위상을 높여왔다.

대우건설의 해외진출은 한국 민간 건설 외교의 산역사다. 중동과 동구권 등 미수교 국가에 진출해 국가수교의 교두보가 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리비아다. 대우건설이 1978년 사회주의 국가 리비아에 첫 발을 내딛을 당시 최규하 국무총리는 복잡한 외교문제와 안전 등을 이유로 철수하라고 요구했으나 대우건설은 사막 한 가운데 우조비행장과 토부룩 씨티로드 공사, 줄리텐 시멘트 공장 등을 잇따라 완공했다. 우조비행장 공사당시 카다피 리비아 대통령은 한밤에도 대낮같이 불을 밝히고 일하는 대우인의 모습에 뜨거운 찬사를 보냈으며,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와 리비아간의 국교가 수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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