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의 별 방법을 검토해봤지만 묘수가 없네요. 지방 주택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두고두고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될 겁니다." 지방에 대규모 악성 미분양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건설사들의 푸념이다.
건설사들은 미분양아파트를 해소하기 위해 기존 분양자 몰래 할인판매도 불사했고, 파격적인 경품 제공은 물론 직원들에게 아파트를 떠넘기기까지 했다. 그러나 지방 아파트는 부동산 규제 완화의 훈풍이 미치지 않는 시베리아였다. 백약이 무효였다.
그러던 중 정부가 건설사들의 유동성 지원을 위해 미분양아파트를 활용한 다양한 금융지원책을 내놓으면서 다시 희망을 갖게 됐다. 준공후 미분양아파트의 경우 금융기관들이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와 기업구조조정용(CR)리츠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했다. NH투자증권이 2차례에 걸쳐 P-CBO를 출시했고, 우리투자증권과 KB부동산신탁은 우투하우징 1호와 플러스타 1호 CR리츠를 만들었다.
준공전 미분양아파트는 대한주택보증이 지난해 말부터 환매조건부 방식으로 2차에 걸쳐 미분양아파트 7374가구를 매입했다. 특히 최근에는 주택금융공사, 대한주택공사, 주택보증 등 공공기관이 신용보강, 매입약정, 분양보증을 통한 금융지원이 강화되면서 P-CBO와 CR리츠는 물론 그동안 투자자 모집에 실패했던 미분양펀드까지 가세할 분위기다.
그러나 이 같은 다양한 금융지원에도 불구하고 미분양아파트 감소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물론 전국 미분양아파트 수가 1월 16만3414가구, 2월 16만2693가구 등으로 최고치인 지난해 12월의 16만5599가구에 비해 2달 연속 줄었지만 감소 속도가 기대보다 느리다.
이는 건설사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 그동안 통계에서 누락해왔던 미분양아파트를 공식 집계에 포함했던 측면도 있지만 각 지원책이 갖고 있는 한계 때문에 미분양아파트가 획기적으로 줄고 있지 않다는 게 건설사들의 불만이다.
실제 주택보증의 환매조건부 매입의 경우 1차 때는 인기를 끌었지만 매입금액이 분양가대비 50%에 그쳐 실익이 없다는 불만이 나오면서 2차 때는 1조5000억원 매입 목표의 3분의 1만 신청했다. CR리츠는 매입금액은 분양가대비 평균 70%에 육박해 유동성에 도움이 되지만 건설사가 후순위출자 30%와 리츠운영비용 20%를 추가로 출자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참여를 꺼리고 있다.
건설사들은 2000년대 중반 무차별적으로 지방에 아파트를 공급해 지금의 공급과잉을 유발한 책임을 당연히 져야 한다. 그러나 정부도 건설사들의 기업경영에 부담이 되고 있는 미분양아파트 해소를 도와주기로 한 만큼 실질적인 지원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