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규모 축소·세금 탓에 수요자 작은집 선호
#경기 용인시 보정동에 사는 전상학(29·가명)씨는 결혼을 앞두고 용인에서 작은 평수의 전세 아파트를 알아보던 중 재미있는 사실을 들었다. 같은 가격으로 훨씬 큰 전셋집을 구할 수 있다는 것. 그는 가격이 같다면 큰 평수를 얻는 게 낫지 않을까 고민했지만 예비신부는 관리비 등을 이유로 들며 조금 더 생각해보자고 했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 작은 평수의 아파트 전셋값이 보다 큰 아파트의 전셋값을 웃도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전세수요가 많은 중소형 뿐 아니라 중대형 아파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경기 파주신도시 W아파트 92㎡(이하 공급면적) 전세가격은 현재 8500만원 선. 그러나 해당 아파트 단지의 109㎡ 전세가는 7500만원으로 약 1000만원 정도 싸다.
최근엔 221㎡ 전세물건이 800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100㎡ 이상 면적이 차이가 나지만 오히려 작은 평수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인근 I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큰 평수를 찾는 전세수요자가 없어 전세가가 뒤집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용인 수지의 D아파트의 경우 109㎡와 125㎡ 모두 1억6000만원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M아파트2차 역시 110㎡와 141㎡ 전세가가 1억9000만원으로 동일하다. 관악구 봉천동 G아파트는 106㎡와 122㎡ 전셋값 차이가 1000만원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중대형 아파트도 전세가와 크기의 경계가 무너졌다. 크기에 관계없이 전세가격이 통일되거나 조금이라도 더 작은 중대형 전세가격이 큰 평수보다 비싸게 책정되기도 한다.
용인 수지 동천동 L아파트 3단지의 경우 152㎡ 전세가격은 2억7000만원으로 182㎡의 2억6000만원보다 1000만원 더 비싸다. 인근 H아파트 역시 185㎡ 전세 물건은 2억1000만원에 거래되는 반면 211㎡는 2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올 초 매매시장에서도 나타났다. 보유세와 관리비 부담 등으로 수요자가 중대형 아파트를 기피하며 중소형의 3.3㎡당 매매가격이 중대형을 앞질렀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용 85㎡ 이하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격은 동작과 동대문이 각각 1555만원, 1253만원으로 중대형의 1543만원, 1238만원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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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역전 현상은 노령화와 핵가족화 등으로 가족 규모가 축소된데다 세금 등을 감안할 때 '큰 집보다는 작은 집이 낫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같은 현상이 전세시장으로 이어지며 전세가격의 '역전'을 이끌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전세 수요가 몰리는 주택형을 제대로 예측한 후 공급이 이뤄진다면 국지적인 전셋값 폭등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