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치평가 파수꾼, 신뢰받는 공기업될 터"

"부동산 가치평가 파수꾼, 신뢰받는 공기업될 터"

대담=문성일 건설부동산부장 정리=전예진 기자, 사진=유동일 기자
2011.04.11 08:20

[머투초대석]권진봉 한국감정원 원장

 최근 몇년새 국내 부동산 감정평가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정부가 공기업 선진화 과정의 일환으로 감정평가업무의 공정성을 강화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감정평가 기법을 개발하고 각종 부동산 가격 통계를 구축하는 공적기관 수립이 시급했다.

 그 중심에 한국감정원이 있다. 지난 40여 년 동안 민관 부동산 감정평가를 담당한 이곳은 이제 감정평가의 전문성과 윤리성을 강화하는 파수꾼으로 거듭난다. 감정평가업무는 민간 감정평가업계에 이양하고 공기관으로 개편된다.

이름도 '한국감정평가원'으로 바뀐다. 최근 이런 내용의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감정원의 공단화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권진봉 한국감정원장(58)은 "변화의 과정에 중책을 맡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내 유일의 부동산 가치평가 전문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취임 넉달째를 맞은 권진봉 감정원장을 만났다.

권진봉 한국감정원 원장 ⓒ사진=유동일 기자
권진봉 한국감정원 원장 ⓒ사진=유동일 기자

―한국감정원의 공단화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감정평가업계는 그동안 부실평가, 과다보상 등 감정평가의 비공정성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런 문제점들은 감정평가업계의 이익단체인 협회를 중심으로 모든 일을 수행하고 관리하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봅니다.

민간단체인 감정평가협회가 타당성 조사, 업계 지도 등 공적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업계의 자율규제에 한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감정평가에 대한 사후 검증기능을 수행하는 공적기관이 필요합니다. 공적업무를 수행할 전담기관을 만들어 객관적인 입장에서 평가시장이 건전하게 발전하고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도록 지원해 시장질서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사적업무는 협회를 중심으로 공정한 경쟁을 통해 시장이 활성화되도록 해야 합니다. 이처럼 공공과 민간의 역할분담이 제대로 이뤄지면 평가시장이 활성화되고 감정평가의 공공성과 신뢰성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감정평가협회의 반발이 있는데, 어떻게 협의해나갈 생각이십니까.

▶정부의 감정평가 선진화 방안은 공공과 민간의 역할분담을 통해 평가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평가시장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데 있습니다. 실제로 감정원이 대부분 감정평가업무를 이관하면 민간시장은 수익이 확대돼 더욱 활성화되고 감정원의 공적업무를 통해 감정평가의 건전성이 확보된다면 국민으로부터 평가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것입니다.

조직과 수익 기반이 약화되는 쪽은 오히려 감정원입니다. 감정원이 수행해온 감정평가업무는 연간 600억원 이상, 감정평가사 1인당 약 2000만원인데 이를 모두 중단하고 민간 감정평가업계에 넘기기 때문입니다.

협회도 나름대로 고민과 입장이 있겠습니다만 부동산시장 질서 확립과 감정평가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추진되어야 할 사항이기에 정부와 함께 적극적인 대화와 설득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갈 계획입니다.

―그동안 감정원은 공단화 단계를 밟으면서 실거래가 등 부동산 통계업무를 새로 맡아 수행해왔습니다. 이로써 얻은 긍정적 효과와 앞으로 감정원이 수행할 부분은 어떤 것이 있나요.

▶우선 부동산 통계조사기관으로서 위상이 강화됐습니다. 실거래가, 주택가격 동향, 월세가격 동향 등 다양한 조사를 통해 생산된 각종 통계와 지수는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활용돼 정부정책 추진에 일조했습니다.

감정원은 2009년 12월부터 매월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를 작성해 공표하는데 실거래가격을 기반으로 작성되는 최초 주택가격지수입니다. 해외 주택가격지수와 비교할 수 있는 유일한 지수이자 시장 상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지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 감정원이 개발한 '주택가격동향지수'(KAB지수)는 그동안 주로 사용된 '주택가격지수'(KB지수)를 대신해 국가 승인 통계에 사용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KAB지수는 KB지수가 주택동향 시장을 적시에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2008년 10월부터 현장에 인력을 투입해 개발한 것입니다.

국가통계위원회는 지난해 6월 국민은행의 KB지수를 KAB지수로 변경해 2013년부터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현재 감정원은 2월부터 공개한 전월세 실거래가격 정보를 바탕으로 실거래 전월세지수를 개발하는 등 부동산정책 지원과 부동산통계 선진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감정원은 부동산 가격공시 업무에 따른 부대업무, 각종 부동산 가격 통계 구축 등 정부가 위탁한 공적 기능을 수행하고 감정평가와 관련된 기법개발, 연구, 홍보, 교육 등을 담당해 감정평가업계의 효율적 업무수행을 지원할 것입니다.

―IFRS 도입에 따른 회계사와 감정평가사들 간의 영역다툼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기본적으로 자산평가업무는 감정평가사가 전문가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유형자산의 평가는 감정평가사의 업무영역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국제기준에서도 그렇게 정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인회계사도 전문자격사로서 국가경제에 많이 기여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두 단체가 서로 협의해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유동일 기자
ⓒ사진=유동일 기자

―앞으로 모든 토지정보가 데이터베이스화되면서 감정평가사의 역할이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감정평가사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부동산 시장은 완전한 시장이 아니므로 토지 등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제대로 구축되더라도 전문가에 의한 감정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토지정보화에 따라 감정평가 활동이 과학화되고 정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감정평가는 해외시장 개척,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평가기법 개발, 브랜드가치나 기술가치 평가 등 새로운 시장개척 노력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2012년까지 감정원이 대구로 이전합니다, 계획된 일정대로 추진되는지. 지방 이전 추진 상황은.

▶앞으로 우리 원의 기능조정으로 많은 변화가 예상돼 탄력적인 대처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2009년 6월 정부의 지방이전 기본계획 승인에 따라 2009년 말 대구 이전부지를 매입했고 2010년에는 대구사옥 건립을 위한 건설사업관리(CM) 용역을 발주했습니다.

최근 대구 동구 신서동에 건립될 대구신사옥 설계 공모를 시작했고 오는 6월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상반기 안에 설계용역사를 선정, 하반기 설계 완료, 연내 착공 과정을 거쳐 2012년 말까지 준공해 입주토록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연초 지방이전업무 담당부서인 이전추진단의 조직을 확대하고 인원도 보강했습니다. 관련부서와 긴밀한 협조와 신속한 업무처리를 위해 예산·법무 등 실무자를 중심으로 한 실무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회사 경영목표와 사업전략은.

▶정부의 감정평가시장 선진화 방안에 따라 공적기능 전담기관으로서 그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당면한 경영목표입니다. 대부분 평가업무를 민간에 이양하고 부동산 공시가격 체계정비, 평가사 교육, 민원처리 등 부동산 가격공시업무를 총괄해야 할 것입니다.

부동산 관련 정보조사 및 통계관리 전담, 감정평가 시장질서 유지 및 감정평가기준 정비 등 공적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업전략은 한국감정원 중기 경영목표에 따라 5개 전략목표를 선정해 추진 중입니다. 첫째는 감정평가 기법 및 감정평가 기준을 개선하고 연구·개발(R&D)에 따른 전문자료를 발간하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감정평가의 공정성 향상과 공시업무의 신뢰성 강화입니다. 공적평가 심사 개선과 공동주택 가격에 대한 이의신청 등이 없도록 가격 적정성 제고를 위해 힘쓸 것입니다.

또 공공기관 외부 고객만족도 조사와 내부 구성원 만족도 조사 등을 통해 고객만족 경영에 주력하고 투명·윤리경영을 실천하고자 임직원이 청렴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한국감정원 윤리경영지수 도입을 추진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국제교류의 내실화와 직원 교육 투자를 강화해서 조직의 역량을 키우고 글로벌화를 추진할 것입니다. 이밖에 전자정보관 정보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직원들의 지식마일리지제도를 강화해 지식경영을 확대할 것입니다.

감정원은 앞으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부동산 가치평가 전문 공기업, 국민과 함께 하는 공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진=유동일 기자
ⓒ사진=유동일 기자

◇약력△원주지방국토관리청장 △홍보관리관실 국장 대변인 △도로기획관실 국장 도로기획관 △건설수자원정책실장 △수자원기획관실 국장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