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 이후 두 모습의 '강남'

물폭탄 이후 두 모습의 '강남'

민동훈 기자
2011.07.28 15:11

은마 주민 "서울시·강남구청 뭐하나?"… 타워팰리스 "우린 문제없어요"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단수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식수를 제공 받고 있다. ⓒ이기범 기자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단수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식수를 제공 받고 있다. ⓒ이기범 기자

사흘째 굵은 빗줄기가 쏟아진 서울 강남구 일대가 최악의 물난리를 겪었다. 도로와 지하철역이 침수되고 지하에 물이 차는 등 피해가 컸다.

특히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전날 폭우로 정전과 단수가 28일까지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불편이 계속됐다. 반면 바로 인근에 위치한 도곡동 고급아파트 단지는 큰 피해없이 일상으로 돌아가 대조를 이뤘다.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관계자들이 단전된 상태로 업무를 보고 있다. ⓒ이기범 기자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관계자들이 단전된 상태로 업무를 보고 있다. ⓒ이기범 기자

◇대치동 은마아파트 정전·단수, 주민들 폭발 직전

대표적인 재건축 추진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시간당 100㎜ 이상 쏟아진 장대비로 인해 전날 오전 8시30분이후 단전과 단수가 이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는 한전의 협조를 얻어 비상발전기를 동원하고 급수차와 생수 8만병을 긴급 공급하는 등 복구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완전 정상화까지는 2~3일 정도 더 걸릴 것이라는 게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설명이다.

피해복구가 늦어지면서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식사준비는 고사하고 샤워, 화장실 사용 등 기본적인 생활이 안되고 있기 때문이다. 20년째 은마아파트에 거주한다는 김모씨(65세, 남)는 "밤새 에어컨을 틀지 못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정전과 단수가 이어지면서 냉장고에 음식물들이 썩어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지하에 잠긴 물을 빼내고 있다. ⓒ이기범 기자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지하에 잠긴 물을 빼내고 있다. ⓒ이기범 기자

이 곳 주민 서모씨(47세, 여)는 "이곳이 저지대라 폭우가 내리면 물에 잠기는 경우가 과거에도 종종 있었지만 이번처럼 전기와 물 공급이 이틀째 끊긴 건 처음"이라며 "자녀가 수험생인데 정전이 되면서 인터넷도 안되고 공부는 어떻게 하란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주민 정모씨(52세, 남)는 "서울시와 강남구청은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매년 상습 침수지역이란 걸 알면서도 배수시설 확충을 제대로 안해 이렇게 된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도곡동 주상복합 "폭우 피해? 우린 걱정없어"

대치동과 바로 인접해 있는 도곡동 지역은 전날 큰 비에도 별다른 피해가 없는 상황이다. 전날 폭우로 물에 잠겼던 타워팰리스 앞 도로는 당일 오후 정상화됐다. 침수피해로 지하철이 정차하지 않고 지나쳤던 도곡역도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다.

타워팰리스 앞에 위치한 편의점 직원은 "전날 비가 많이 왔지만 이 동네(타워팰리스)는 큰 문제 없었다"며 "다만 폭우로 근방 도로가 통제되면서 출·퇴근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주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평화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기범 기자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평화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기범 기자

주민들의 반응도 덤덤했다. 도곡동 한 주상복합 거주민인 한모씨(46세, 여)는 "전날 지하철역이 잠겼다는 소식에 걱정했지만 정상 운행되고 있어 다행"이라며 "아무래도 주변에 고급 아파트단지가 있어서인지 상습 침수지역이긴 해도 큰 피해를 받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타워팰리스 인근 상가들은 정상 영업을 하고 있다. 타워팰리스 지하에 있는 베이커리와 슈퍼마켓, 도로변 편의점과 세탁소 등도 평소와 다름없이 손님들을 맞고 있다. 전날 폭우로 침수피해를 입었던 도곡역 인근 상가들도 비상 펌프를 가동해 복구를 마친 상태다.

다만 일부 지하에 위치한 가게들은 물에 젖은 집기들을 말리는 등 복구에 분주한 모습이다. 도곡역 사거리 인근 상가 지하에 위치한 한 PC방 사장은 "물이 갑자기 들어차면서 전기가 나갔다"며 "펌프를 이용해 물을 퍼냈지만 PC에 이상이 없는지 점검하고 정상 영업을 하려면 며칠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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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훈 기자

미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는 가에 달려 있다. 머니투데이 정치부 더300에서 야당 반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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