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의 혼' 세계에 심다 ④-9]삼성물산 '주롱섬 LNG터미널 공사 현장'
<4>아시아편② - 싱가포르

"왜 3개월 전에 이런 아이디어를 제시하지 않았나요?"
삼성물산건설부문은 2009년 11월21일 오전 1시 발주처로부터 이런 내용의 메일을 받았다. 질책의 뉘앙스가 아니었다. 오히려 놀라움에 가까웠다.
이 메시지를 받은 후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6억2800만달러(7354억원)에 달하는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공사수주에 성공했다. 입찰에 참여한 다른 업체들보다 10∼15% 더 높은 가격을 써낸 터라 경쟁사들로부터 '뒷돈을 댄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까지 받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LNG터미널 공사를 수주한 데는 미래사업계획을 포함한 전략이 유효했다. 다른 건설사들은 단순 시공에 대한 기술적 능력만 피력했지만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발주처인 SLNG(Singapore Liquid Natural Gas)가 한정된 부지를 좀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 아이디어를 높이 산 발주처가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공사를 줬다고 이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는 싱가포르 동남부 주롱섬에 LNG터미널을 짓는 공사다. LNG터미널이란 액화된 LNG를 저장·운송할 수 있는 종합시설을 말한다.
그동안 싱가포르에는 LNG를 단순 저장하는 설비는 있었지만 수입한 LNG를 하역하고 쓰고 남은 LNG를 송역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곳은 없었다. 현재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하는 LNG터미널 공사가 최초인 셈이다.
최초인 만큼 우여곡절도 많았다. 싱가포르에 LNG터미널 관련 기준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기준이 없으니 싱가포르 정부는 소방시설, 설비 등에서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고 삼성물산은 이 기준을 맞추기 어려워 애를 먹었다. 하지만 국제표준화된 기준(EN STANDARD AMERICAN STANDARDS)을 설명한 끝에 이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었다.

이 공사를 총괄하는 김시균 현장소장(사진)은 싱가포르 플랜트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싱가포르정부가 LNG시장의 허브 역할을 하겠다고 공표했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인도네시아의 LNG 수출 중단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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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LNG를 수입했지만 2005년 인도네시아가 LNG를 더이상 싱가포르에 수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김 소장은 "싱가포르는 파도가 높지 않은 데다 지진이 드물고 테러도 전무해 지정학적으로 플랜트를 증설하기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며 "싱가포르정부도 에너지 안보정책에 따라 추가 발주를 공언한 만큼 앞으로 물동량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