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밀실행정' 파이시티 의혹 키웠다

[기자수첩]'밀실행정' 파이시티 의혹 키웠다

민동훈 기자
2012.05.08 04:58

 전형적인 '밀실행정'으로 꼽혀온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이하 도계위)가 중대기로에 섰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을 도계위가 주도한 것으로 드러나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 직후 도계위원을 공개하고 관련 회의록을 30일 후 공개키로 했지만 이번 파이시티 비리사태로 도계위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도계위는 용적률 조정과 용도지역 변경, 재건축·재개발 허가 등 건설업체들과 해당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밀접한 주요 사안을 담당한다. 파이시티 비리 의혹에서 드러났듯 도계위 결정으로 1000억원도 안되던 땅이 수천 억원대로 뛰었다. 이 과정에서 도계위 주요 위원들이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실 이번 파이시티 비리와 관련한 도계위 심의는 7년 전인 2005년 사안이다. 그동안 딱 1차례, 2008년 서울시 대상 국회 국토해양위 국정감사뿐이었다. 당시에도 시는 해당 도계위의 회의록이나 위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로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사건의 파장은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동안 도계위가 결정한 수많은 주요 심의사안이 의심받고 있어서다. 특히 자신들과 밀접하게 연관된 개발사업 심의 결과에 불만을 갖고 있던 이들에겐 시를 공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늦었지만 박 시장이 도계위를 투명하게 운영하겠다며 위원 명단과 회의록 공개주기를 30일로 단축한 것을 환영하는 이유다. 파이시티 외에도 서울시내 주요 재개발·재건축사업과 관련된 도계위의 결정에 제기되는 불만과 의혹들을 상당부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무조건적 행정정보 공개가 완벽한 대안은 아니다. 그동안 시가 염려해온 대로 도계위원들이 로비의 대상이 될 수도 있고 회의록 공개에 따라 자신의 의견을 명확히 밝히는데 부담이 될 수도 있어서다.

 하지만 이러한 부작용보다는 정보공개에 따른 실익이 더 크다. 정보가 공개됨에 따라 도계위원들은 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게 되고 외부 압력에 굴복하는 사례도 줄어들 것이다. 법에 입각한 투명한 의사결정은 특정 권력자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시민이 주인인 사회란 바로 이러한 틀 안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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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는 가에 달려 있다. 머니투데이 정치부 더300에서 야당 반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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