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터미널 개발 인·허가 '파이시티'가 유일

서울 터미널 개발 인·허가 '파이시티'가 유일

이군호 기자
2012.05.01 04:45

사업 대부분 1만㎡ 이상 부지로 '신도시 계획 운영체계' 포함 지연

↑양재동 파이시티 조감도 ⓒ사진제공=서울시
↑양재동 파이시티 조감도 ⓒ사진제공=서울시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시설(파이시티) 개발사업과 관련,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개발 중인 서울시내 버스·화물터미널 중 인·허가가 완료된 부지는 양재동 화물터미널이 유일하다.

 다른 버스·화물터미널은 오세훈 전 시장 시절 확정된 1만㎡ 이상 부지의 '신도시계획 운영체계' 대상에 포함되면서 강동 서울승합차고지만 그나마 인·허가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상당수 터미널은 양재동 파이시티와 비슷한 2000년대 중반 전후부터 개발사업을 추진했다.

 1일 서울시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내 버스·화물터미널 중 복합개발을 추진하고 있거나 검토 중인 곳은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서초 남부터미널 △구의 동서울터미널 △상봉 시외버스터미널 △양재 화물터미널 △용산 관광버스터미널 △서초 센트럴시티 △동대문 동부화물터미널 △강동 서울승합차고지 등이다.

이중 권력형 로비사건으로 불거진 양재동 화물터미널만 2009년 11월 건축허가를 받았을 뿐 대부분 인·허가 진척이 늦다. 이들 부지는 2009년 1만㎡ 이상 부지를 대상으로 한 '신도시계획 운영체계' 사업에 포함됐다.

 '신도시계획 운영체계'란 1만㎡ 이상 부지 중 용도지역을 변경해 복합개발이 가능하도록 하는 대신 시가 원하는 수준의 공공기여(기부채납)를 제공하도록 하는 도시계획체계다.

사업자는 효용도가 낮은 땅의 용도지역 또는 도시계획시설을 변경, 다양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시는 시민들에게 필요한 공공시설을 기부채납받을 수 있다.

 앞서 시는 양재동 파이시티 개발사업의 인·허가가 한창이던 2008년 시내 버스·화물터미널의 현대화와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시외버스터미널 중장기 개발 및 운영방안 용역'을 추진했다. 당시에는 양재동 파이시티 개발사업에 대한 도시계획위원회(이하 도계위)와 건축위원회(이하 건축위) 심의가 한창이었다.

 하지만 시는 용역 결과가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판단, 이를 정책에 반영하지 않았다. 이후 시는 2009년 신도시계획 운영체계를 도입하고 사업자가 원하는 개발방향과 시가 요구하는 공공시설의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 동서울터미널, 남부터미널, 상봉터미널, 용산 관광버스터미널, 동대문 동부화물터미널, 강동 서울승합차고지를 대상지로 선정했다.

 해당 부지들은 대부분 막대한 교통난을 유발할 것에 대비해 교통대책을 마련하고 터미널을 복합개발하더라도 공사기간에 터미널 운영이 필요한 점을 감안, 관련대책을 세우는 조건으로 대상에 포함됐다.

 2005년 말 양재동 파이시티에 대한 도계위 심의에서 시가 국토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중 '이미 결정된 도시계획시설의 세부시설을 결정·변경할 때 지방 도계위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도시관리계획을 바꿀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해당 안건을 '경미한 사안'으로 분류, 자문을 받는 방식으로 처리한 데 비하면 신중한 접근이다.

 시 관계자는 "용도지역이나 도시계획시설 용도를 변경하려면 막대한 개발이익 환수와 교통체증 개선 부분에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현재 서울숲 GBC(글로벌비즈니스센터)는 이 점에서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부지 가운데 인·허가가 가장 빠른 부지는 강동 서울승합차고지다. 지난 연말 용도지역 변경에 따른 공공기여 비율에 대해 시와 협상을 끝내고 현재 지구단위계획 변경과 세부개발계획 결정안에 대한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한진중공업이 개발 중인 동서울터미널은 주거용도를 불허하고 업무·상업시설이 입지하는 것으로 협의하고 있다. 남부터미널은 대한전선이 매각을 추진 중이다.

상봉터미널은 상봉 재정비촉진지구에 포함됨에 따라 이와 연계, 인·허가가 진행되고 있다. 나머지 부지는 개발이 완료됐거나(센트럴시티) 개인사업자들이 시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아 개발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한 부동산개발 전문가는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을 빠르게 추진하려면 사업자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인·허가가 얼마나 빨리 완료되느냐가 핵심"이라며 "동서울터미널과 남부터미널 등 상당수 부지는 양재동 파이시티와 비슷한 시기부터 개발사업을 추진해왔지만 부동산경기 침체와 인·허가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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