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이달 중 실태조사..업계 "입찰·보증제도 등도 검토돼야 실효성 높아"
정부가 '무늬만 회사'(페이퍼컴퍼니)인 부실·불법 건설사 퇴출에 나선다.
건설경기 침체와 공사물량 감소로 인해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자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해 공사를 따내는 사례가 늘면서 건실한 기업은 물론 하도급업체까지도 부실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토해양부는 건설업종의 페이퍼컴퍼니에 대한 실태조사를 빠르면 이달 중 실시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김채규 건설경제과장은 "불법·부실 페이퍼컴퍼니 난립으로 300억원 미만 공사에 적용되는 적격심사 입찰 공사의 수주 시장이 더욱 혼탁해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실태 파악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페이퍼컴퍼니에 대한 단속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건설업 등록·시공제도 등에 대한 기준을 정비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2008년부터 실태조사를 통해 자본금·기술인력·사무실 요건 등 건설업 등록 기준에 미달하는 부실·불법 업체를 적발해 왔다. 하지만 적격심사 입찰에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등록기준 미달로 적발돼 행정처분을 받은 업체는 총 1만9308개사로, 이중 1만6409개사가 영업정지, 2899개사가 등록 말소됐다. 매년 평균 5000여개가 사실상 퇴출되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종합건설업체수는 2007년 1만2942개사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1만1528개사로 소폭 감소했다.
그럼에도 건설업체수는 전문건설업체를 중심으로 계속 늘고 있다. 2007년 말 5만5301개사였던 전문건설업체수는 올 6월 현재 4만5701개사로 3000여개사가 증가했다.
이같은 업체수 증가가 정부의 발주제도 때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적격심사 공사의 경우 낙찰금액에 유사한 도급액을 써내기 위해 한 업체가 여러개의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해 응찰 업체수를 늘리는 일명 '운찰제'가 횡행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건설업을 영위하는 회사의 실제 기술인력 확보 여부를 심사, 대조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페이퍼컴퍼니에 대한 단속과 기준 강화뿐 아니라 최저가낙찰제 등 입찰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도 함께 검토돼야 건설산업 구조조정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