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로 바라본 세상…무심했던 풍경마저 감동"

"렌즈로 바라본 세상…무심했던 풍경마저 감동"

전병윤 기자
2012.10.30 07:11

[인터뷰]지종철 국토해양부 주택기금과장…은퇴후 전국 '포구'담아 작품전 여는 꿈

↑지종철 국토해양부 주택기금과장.
↑지종철 국토해양부 주택기금과장.

 "저 샛노란 은행잎을 보세요. 햇빛을 머금은 양에 따라 그리고 우리가 보는 각도에 따라 은행잎들은 저마다 다른 빛깔을 내고 있죠. 얼마나 아름답나요."

 지종철 국토해양부 주택기금과장(사진)은 정부 과천청사를 물들인 단풍잎에 취한 듯 보였다. 이럴 때면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싶어 손가락이 근질거린다고 한다. 지 과장은 사진 찍는 게 취미다.

 10년 전부터 사진에 재미를 붙였다. 사무관 시절 사진을 좋아하던 담당 과장과의 만남이 계기였다. 처음엔 일반 디지털카메라인 소위 '똑딱이'로 시작했다. 이후 청사와 집을 오가던 지 과장의 단조로운 일상에 변화가 나타났다.

 지 과장은 "사진에 관심을 두면서부터 무심코 지나치던 풍경을 유심히 관찰하게 되고 종전엔 무의미했던 사물들로부터 감동을 받게 됐다"며 "운동을 하면 근육이 생기듯 사진을 찍자 감성이 풍부해졌다"고 말했다.

 사진촬영을 취미라고 말할 수 있는 통상의 기준은 '출사'(出寫) 여부다. 가족끼리 놀러가서 사진을 찍는 게 아니라 카메라에 담기 위해 집을 나섰는지를 잣대로 삼는다는 말이다. 지 과장의 첫 출사는 6년 전 과천 서울대공원이었다. 혼자 카메라를 짊어지고 풍경과 동물을 찍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처음엔 똑딱이 카메라로 구도 잡는 연습을 했고 수동카메라를 산 뒤 조리개와 셔터스피드 조절을 통해 좀 더 다양한 느낌의 사진을 찍게 됐다"며 "렌즈값이 본체값을 넘어설 때가 되면 마니아로 들어선다는데 아직 그 단계까진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지 과장은 현재 '국토해양부 사진영상동호회'에서 활동한다. 회장은 박상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이 맡고 있다. 회원은 25명으로 매달 첫째주 토요일에 모여 함께 출사한다.

 이날만큼은 서로 직함을 떼고 "지 작가님" "박 작가님" 식으로 부른다. '지 작가'는 정물을 가까이 찍는 접사를 좋아한다. 이를테면 꽃 위에 앉은 벌을 촬영하는 식이다.

 사진은 사물을 담는 동시에 촬영자의 내면도 담는다. 그는 "구도를 시원하거나 오밀조밀하게 잡는지, 명암이 어둡거나 밝은지, 색감이 따뜻한지 차가운지처럼 사진을 보면 촬영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을 취미로 가진 뒤 마음이 전보다 여유로워졌다. 지 과장은 "사람과 사물에 대한 배려심이 깊어지고 각박한 일상에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며 "IQ(지능지수)보다 EQ(감성지수)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요즘엔 사진은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사진동호회는 오는 12월 세종시 이전을 앞두고 지난해 겨울부터 정부 과천청사의 마지막 사계절을 촬영하고 있다. 오는 토요일(11월3일)에 가을 사진촬영을 끝내면 사계절을 모두 담아낸다.

 공무원 생활을 마친 뒤 꿈을 묻자 "은퇴하면 전국을 돌아다니며 우리나라의 모든 포구를 찍어 이를 주제로 작품전을 열고 싶다"며 특유의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지종철 과장이 칠레의 국립공원 '토레스 델 파이네'에서 찍은 사진.
↑지종철 과장이 칠레의 국립공원 '토레스 델 파이네'에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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