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율권 보장, 부채감축 목표 수정 등 제안할 듯…"권한없이 책임만 지는 행태 개선돼야"

박원순 서울시장이 과도한 부채감축 압박으로 인해 사의를 표명한 이종수 SH공사 사장(사진)을 직접 만나 설득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사장의 사의로 표출된 SH공사 부채감축 문제가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서울시와 SH공사 등에 따르면 박 시장은 빠르면 이날 오후 이 사장을 직접 만나 SH공사 부채감축 독려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재차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 뒤 조속한 업무 복귀를 설득할 예정이다.
앞서 이 사장은 지난 4일 업무보고 직후 돌연 사의를 표했다. 이 사장의 갑작스런 사의 배경에는 채무감축 목표를 두고 시와 불거진 갈등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이 사장은 연내 SH공사 부채규모를 12조1000억원대로 줄이겠다고 보고했지만, 시는 9조9000억원대까지 줄일 것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박 시장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채무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하자 이 사장이 적잖은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사장의 갑작스런 사의표명에 박 시장은 전날 문승국 부시장을 통해 복귀를 요청했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12조6000억원에 달하는 SH공사 부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대형 민간건설기업 CEO 출신인 이 사장의 노하우가 꼭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당장 내년 재선이 걸려있는 박 시장 입장에서는 임기내 채무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 세간의 평가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 사장의 사퇴 배경에 시의 과도한 목표설정과 부족한 지원이 깔려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후임을 구하더라도 당초 목표달성이 쉽지 않다는 점도 박 시장이 직접 나서게 된 이유로 꼽힌다.
시 안팎에선 박 시장이 이날 이 사장을 만나 SH공사의 경영 자율성을 충분히 보장하고 부채감축과 임대주택 공급 목표 달성을 위해 시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부채감축 목표도 현실성 있는 수준으로 수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그동안 민간 출신인 이 사장이 가까운 지인들에게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관료주의적인 공무원 문화에 적잖은 실망감을 표해 왔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개선없이 마음을 돌릴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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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 사정에 정통한 한 시 관계자는 "지금처럼 권한도 주지 않고 책임만 묻는 형태는 분명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번 만남으로 양측의 갈등이 봉합돼 시 부채감축과 임대주택 공급확대 목표를 달성하는데 힘을 모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