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이 파산 절차에 들어가면서 서부이촌동 주민 뿐 아니라 출자회사간 손실의 책임을 묻기 위한 소송전 등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개발사업의 최대주주이자 토지주인인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8일 경영전략위원회와 이사회를 열고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의 토지매매 계약과 사업협약을 해제하는 안건을 13명 이사 전원 찬성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코레일은 사업 무산에 따른 협약이행보증금 2400억원을 청구하기 위해 토지매매 계약 해지 등의 절차에 착수했다. 토지매매 계약이 해지되고 코레일이 땅을 되찾아오면 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의 자산은 사라져 개발사업도 청산될 수밖에 없다.
코레일 관계자는 "협약이행보증금 청구를 위한 법적 절차를 이달 30일까지 진행하고 용산개발사업의 무산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용산개발사업의 땅값으로 받은 2조4000억원을 6월부터 9월까지 대주단에 순차적으로 반납해야 하는데, 토지매매 계약 해지를 위해 이 중 5400억원을 은행 차입 등을 통해 우선 마련하기로 했다.
용산개발사업의 무산으로 인해 적자를 기록한 코레일의 재무구조 악화도 우려된다. 사업 2대주주인 롯데관광개발이 이미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는 등 용산개발사업의 후폭풍은 현실화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자산관리위탁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은 코레일이 토지매매 대금 납부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정부의 '공모형 PF(프로젝트파이낸싱) 조정위원회' 신청을 통해 정부 중재를 호소할 방침이다.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은 장기 표류로 인한 자금난으로 지난달 12일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고, 최종 부도를 피하기 위해 정상화 방안을 추진했으나 코레일과 주요 민간출자회사의 갈등으로 지난 5일 정상화 방안을 합의하는 데 실패했다.
사업 파산에 따른 대규모 소송전도 잇따를 전망이다. 이날 용산개발사업에 포함된 서부이촌동 일대 11개 구역 주민들은 서울시와 코레일 등을 상대로 2000억원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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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 보상과 이주를 완료한다는 홍보를 믿고 생활비·학자금과 이주시 거주 공간 마련을 위해 대출했는데 사업 파산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다.
주민 소송을 맡은 법무법인 한우리에 따르면 이번 소송 규모는 최소 2200억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비 명목으로 빌린 가구당 약 4000만원의 은행대출금 △구역 내 상권 황폐화로 인한 상가의 매출감소 △개발계획 발표 뒤 상승한 공시지가에 따른 재산세 인상분 △새 주거지에 전입신고를 하지 못해 입은 피해에 대한 위자료 등이 포함됐다.
민간출자회사들도 앞으로 사업 무산에 대한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용산역세권개발㈜은 코레일을 상대로 7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검토한 바 있다.
한 민간출자회사 관계자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하지 않으면 주주들에게 배임 여부에 걸릴 소지가 있다"며 "사업이 파산된데 따른 귀책사유를 따져야 하며 구체적인 일정은 앞으로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