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클레임이 해외경쟁력이다

[기자수첩]클레임이 해외경쟁력이다

김유경 기자
2013.06.12 07:51

 "우선 수준 높게 공사해주고 나중에 정산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했다가 비싼 수업료를 치렀죠. 한국 정서와는 맞지 않는 거죠."(A건설업체 관계자)

 "올 들어 해외건설 계약·클레임 전문 해외인력을 쓰고 있습니다. 인건비가 월 1억원에 달하지만 10배 이상의 손실을 사전에 방지해 주니까 아깝지 않죠."(B플랜트업체 관계자)

 대규모 해외사업 수주와 관련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 넓어졌다. 저가수주도 마다하지 않고 해외진출 러시를 이룬 4~5년 전에 비하면 부쩍 성숙해진 느낌이다.

 국내업체들이 6조2000억원 규모의 태국 통합물관리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에도 업계 관계자들은 계약·클레임 리스크를 먼저 따지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한국컨소시엄은 크게 타당성 검토와 토지확보(수용·보상), 환경영향 평가 등의 리스크를 놓고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분기 실적쇼크를 통해 비싸게 배운 교훈이다. 그동안 국내업체들은 예상보다 공사기간이 길어지거나 설계변경 등 발주처에서 추가 공사를 요구하는 경우 추가 비용에 대해 클레임을 걸어 합의하기보다 '발주처가 나중에 알아서 정산해줄 것'이란 생각으로 일을 해왔다는 게 A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경험부족으로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클레임을 걸면 관계악화로 추후 공사를 따지 못할 것이란 두려움이 앞섰기 때문이다. 갑을관계에 익숙한 국내업체들의 '을'의 자세가 한몫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해외사업 수주에서 클레임에 대한 견해차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는 게 B사의 지적이다. B사에서 파견근무를 하는 해외로펌 변호사에 따르면 '클레임은 합의과정'이며 사전클레임이 사후클레임보다 더 중요하다.

 B사는 해외공사에서 발생하는 클레임의 규모가 프로젝트 총금액의 10~20%로 최소 1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클레임을 잘 해결하지 않으면 이익이 아니라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수준인 것이다.

 국내 토목사업이 부재한 지금 태국의 물관리사업 수주는 국내업체에 낭보일 수밖에 없다. 다만 이제는 절대적으로 남는 사업을 해야 한다. 이익이 남지 않으면 나쁜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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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정보미디어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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