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소리만 요란한 '깡통전세' 구제책

[기자수첩]소리만 요란한 '깡통전세' 구제책

송학주 기자
2013.09.11 16:22

 정부가 세입자의 '깡통전세' 우려를 덜고 '하우스푸어'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전세금반환보증 상품을 내놨다. 보증금 1억원 기준으로 매달 1만6000원 정도면 전세금 떼일 걱정을 없앨 수 있다는 정부의 설명에 세입자들의 관심이 높다.

 상품 출시 첫날인 지난 10일 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오늘 하루 상담전화를 받느라 직원들이 밥먹을 시간조차 없었다"며 가입 조건을 문의하는 상담 전화가 쇄도했다고 말했다.

 다만 절차가 너무 복잡하다는 지적이다. 보증서를 발급받으려면 임대차 계약서와 등기부등본, 건축물대장, 전입세대 열람원, 주민등록등본 등 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다. 발급심사도 거쳐야 한다. 여러 사례를 비춰볼 때 집주인이 쉽게 동의해 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보증한도를 수도권 3억원, 기타지역 2억원으로 제한하는데다 선순위 대출 비중이 많을 경우 보증금 전액 보장이 어려울 수 있다. 주택 유형별로 매매 시세에 보증한도(아파트 90%, 오피스텔 80%, 기타 70%)를 곱한 후 선순위대출 금액을 뺀 나머지만 보증 받을 수 있어서다.

 집주인이 선순위 대출을 50% 이상 받은 경우엔 가입할 수 없다. 대출비중이 높은 중대형주택은 가입이 어려울 수 있어 정부 의도대로 하우스푸어가 세입자를 안정적으로 구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가입기간도 한정돼 있다. 임대차 계약을 맺은 후 3개월 이내에만 가입할 수 있다. 이미 '깡통전세'로 판명된 세입자들은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집값 상승기에는 보증금만 내고 혜택은 거의 못 볼 공산이 크다.

 사실 전세금 보증상품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서울보증이 1995년에 이와 비슷한 '전세금보장신용보험'을 시판했지만 가입실적이 많지 않았다. 보증한도(전세금과 선순위대출을 합해 집값의 100%를 넘지 않도록 제한)가 더 완화돼 있었음에도 그러했다.

 전세금보장신용보험은 올해 7월까지 6838건의 가입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973건)에 비해선 14.5% 늘어난 수치지만 '깡통전세'를 구제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상품 출시를 통해 마치 '깡통전세' 세입자 모두를 구제하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지만 막상 실제 혜택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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